브라질, 이란 선박 2척에 급유 거부…50일 가까이 발묶여
보아소나루 정부 "美 주도 제재 동참"…이란 "급유 거부하면 무역관계 중단"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이란 선박 2척이 브라질 당국의 급유 거부로 50일 가까이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MV 바반드와 MV 테르메흐 등 이란 선박 2척이 지난 6월 초부터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州) 파라나과 항구에 정박 중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미국 주도 제재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급유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란 당국은 브라질과 무역 관계를 중단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브라질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은 "급유를 계속 거부하면 브라질산 옥수수와 대두, 육류 수입을 중단하고 다른 국가로 수입선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2척의 선박은 옥수수 등 곡물을 싣고 이란으로 가려다 페트로브라스의 급유 거부로 발이 묶인 상태다.
올해 상반기 브라질은 이란과의 무역에서 12억7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13억 달러, 수입은 2천600만 달러였다.
이와 관련,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일방적인 친미 노선을 우려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웨우베르 바라우 전 통상개발부 차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편에 통상 문제를 정치적인 문제로 만들었다"면서 정부가 이란과의 마찰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아스 토폴리 연방대법원장이 이란 선박 운항에 관여한 브라질 기업의 청원을 받아들여 페트로브라스에 급유를 명령했으나 보우소나루 정부의 입장은 완강하다.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장관은 "페트로브라스가 이란 선박에 급유하면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브라질의 전·현직 외교관과 군부 인사들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지나친 친미 외교가 이란 위기를 국내로 끌어들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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