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페니 레인'에 영감을 준 도시들
어린이 신간 '예술가가 사랑한 아름다운 유럽 도시'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조앤 K. 롤링이 이혼 후 4개월 된 딸을 데리고 영국으로 돌아왔을 때 가진 거라곤 사실상 절망뿐이었다.
에든버러에 작은 방 한 칸을 얻어 정착한 그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1년 넘게 보조금으로 연명해야 했다.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가난한 생활에 유아까지 키워야 하는 이혼녀의 미래는 어둡게만 보였다. 그러나 '제2의 고향' 에든버러는 그에게 힘을 줬다. 컴컴하고 초라한 방에서 롤링은 동화를 써 생계를 잇기로 결심했고, 물질의 빈곤은 상상력의 풍요를 낳았다.
그 결과물이 세계 최대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해리포터 시리즈'다. 7편 시리즈가 이어지는 동안 롤링은 부와 명예를 양손에 거머쥔다.
억만장자가 됐고 영국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찰스 왕세자는 그에게 대영제국훈장까지 수여한다.
처음엔 낯설었던 에든버러는 롤링에 축복의 땅인 동시에, 해리 포터를 비롯한 여러 캐릭터가 탄생하는 데 영감을 준 도시로 남았다.
슈퍼 밴드 비틀스의 고향 사랑은 유명하다. 그들은 출신지 리버풀을 아꼈고, 리버풀도 그들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한다.
리버풀은 비틀스 음악의 발원지이자 마르지 않는 분수였다. 비틀스는 리버풀에서 영감을 받거나 리버풀을 소재로 한 노래들을 적잖이 발표했다.
대표적인 노래가 비틀스 최고의 싱글 넘버 중 하나로 꼽히는 '페니 레인'이다. 페니 레인은 존 레넌과 함께 비틀스 노래 대부분을 창작한 폴 매카트니가 좋아한 거리 이름이다.
매카트니는 어린 시절 교회, 은행, 이발소, 소방차가 있고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한적한 거리 풍경을 시처럼 노래했다.
레넌이 만든 '스토로베리 필즈 포레버'라는 노래 역시 실제 장소다. 리버풀 안에 있는 구세군 운영 고아원이다.
이들 장소는 지금도 유명한 리버풀 '비틀스 투어'에서 필수 코스다.
김향금이 쓰고 토끼도둑이 그린 아동 신간 '예술가가 사랑한 유럽 도시'(그린북 펴냄)는 이처럼 예술가들에게 번뜩이는 영감을 선사한 유럽의 아름다운 도시들을 기행문처럼 펼쳐낸다.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는 런던 뒷골목을 실감 나게 그렸고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음악적 감성을 키웠다. 고흐는 프랑스 아를에서 정열의 색깔을 발견해냈으며, 인상파 화가 모네는 파리 근교 지베르니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색채를 창조했다.
다빈치가 사랑한 밀라노, 미켈란젤로를 품은 로마, 그림 형제를 낳은 동화의 도시 브레멘, 안데르센을 자랑스러워하는 코펜하겐 등 멋진 유럽 도시들이 역사, 지형 등과 함께 소개된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겁게 보도록 눈높이를 적절히 조절했다. 초등 교과 연계 도서로, 여행책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lesl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