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미사일 저고도로 690여㎞ 비행…'KN-23 완성형' 추정
美 탐지자산이 식별…'요격회피' 복잡한 비행패턴 보인 듯
남한전역 사정권…PAC-3·사드·철매-Ⅱ 등 요격 쉽지 않을 듯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25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최대 690여㎞를 비행한 것으로 분석되자 그 정체를 파악하는 데 정보력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2발을 발사한 이동식 발사차량(TEL)은 외형이 지난 5월 4일과 9일 두 차례 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KN-23 단거리 미사일의 TEL과 유사한 모양으로 군 당국은 파악했다.
첫 번째 발사한 미사일이 고도 50여㎞로 약 430㎞를 날아가자 처음엔 KN-23과 동일한 기종으로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번째 발사한 미사일이 고도 50여㎞를 유지하면서 최종적으로 690여㎞를 비행한 것으로 평가되자 한미 군 당국의 분석 요원들은 당황했다. 새로운 형태의 단거리 미사일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TEL의 외형이 KN-23 미사일 TEL과 유사하지만, 다른 기종일 가능성도 열어 놓은 것이다. 현재 한미 군 당국은 이 기종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합참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며, 아직 기종을 특정할 만한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날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KN-23 완성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5월 4일 1발은 고도 60여㎞로 240여㎞를, 9일에 발사한 2발은 고도 45∼50㎞로, 각각 420여㎞, 270여㎞를 비행했다. 당시 한미 군 당국은 이를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유사한 기종으로 보면서 'KN-23'이란 명칭을 부여했다.
북한이 5월 처음 시험 발사한 이 미사일은 고도와 비행거리가 들쭉날쭉해 일단 시험 과정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이후 이 미사일 성능 보완 작업을 지속해서 해온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군의 한 전문가는 "이번 발사는 미사일 성능 개량 목적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지난 5월에 발사한 것을 신형 미사일이라고 했는데 당시 비행을 보면 기술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지속해서 발사하면서 보완을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500여㎞ 이상이다. 북한은 이 미사일 기술을 카피해 사거리를 러시아보다 무려 190여㎞를 더 늘린 것으로,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발사하면 남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는 셈이다.
스커드와 노동계열의 탄도미사일에 이어 남한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단거리 미사일이 사실상 완성 단계에 있는 것이다.
특히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종말 단계에서 수평 또는 수직 등 복잡한 회피 기동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합참은 두 번째 발사되어 690여㎞ 날아간 미사일은 미국 측이 다양한 탐지자산을 통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430㎞를 비행한 미사일은 군의 그린파인 레이더 등으로 포착했으나, 두 번째는 종말 단계까지 포착하지 못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고도 50여㎞를 유지하면서 수평 또는 수직 등 복잡한 비행패턴을 보였다면 우리 군 레이더로 잡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도 정점고도에서 하강하는 과정에서 급강하한 후 수평비행을 하고, 이후 목표물 상공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등 복잡한 비행 궤적을 보인다. 전술적 측면에서 유용하게 동원될 수 있는 미사일로 꼽힌다.
문제는 이처럼 복잡한 요격 회피 기동을 하는 저고도 단거리 미사일은 요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하강 속도가 마하 6 내외로 추정되는 이 미사일이 고도 50여㎞로 비행하므로, 최대사거리 40여㎞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 또는 고도 5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잡는 사드(THAAD)로도 요격하기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이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해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 없고, TEL도 8개의 바퀴형, 전차 궤도형 등 두 종류가 있어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자유롭게 미사일을 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발사 전 TEL을 탐지해 선제 타격으로 무력화하지 못하면 하강 단계에서 요격해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요격고도 40여㎞ 이상의 PAC-3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 유도탄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에서 도입할 계획이다.
PAC-3 MSE 유도탄은 로켓 모터와 미사일 조종 날개 등을 개선해 명중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유도탄 사거리는 군이 운용 중인 PAC-3 CRI(사거리 20여㎞)보다 2배가량 길다. 주한미군은 기존 패트리엇을 이미 PAC-3 MSE로 전량 성능개량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각종 단거리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중첩 방어망 구축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의 핵심무기인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철매-Ⅱ'와 PAC-3, 현재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요격고도 50~60여㎞),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으로 중첩 방어망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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