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으로 가는 저비용 항공 "전화·방문 예약 이용료 내라"
제주항공 첫 시행 후 이달 에어부산 끝으로 6개 LCC 모두 도입
인터넷 사용 어려움 겪는 소비자 차별 논란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고 전화·방문 예약을 한 손님에게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하는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하나둘씩 늘어 결국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 6곳 모두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부산은 이달 15일부터 공항 방문 예매 시 1만원(국제선 기준), 콜센터 예약 시 5천원의 서비스 이용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한 예약만 무료로 가능하다.
에어부산 한 관계자는 "콜센터를 통한 예약 비율을 줄이고 웹 판매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이용료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이 이달부터 이용료 징수에 나서면서 결국 국내 주요 6개 저비용 항공사들이 최근 몇 년 사이 현장·콜센터 예약 서비스 이용료를 모두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가장 먼저 예약 수수료를 도입한 제주항공은 예약센터 발권 시 5천원, 공항 현장 예약 시 1만원 이용료를 부과한다.
에어서울도 현장 예약 시 1만 원, 콜센터를 이용할 경우 5천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
티웨이 항공은 직접 발권 시 5천원, 예약센터 발권 시 이용료 3천원을 받는다.
이는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를 차별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전화로 예매했다가 이용 수수료를 낸 경험이 있는 A(47) 씨는 "처음에는 예약 취소 수수료를 안내하는 줄 알았는데 '예약 수수료'라는 말을 듣고 당황스러웠다"면서 "저야 이제 전화로 예약을 안 하면 된다고 치더라도 60대 이상 인터넷이나 앱 사용이 어려운 분들은 그냥 돈을 내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들 치열한 생존 경쟁 속 기존에 무상으로 제공되던 부가서비스를 없애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설립 초에는 무상으로 제공되던 기내식 서비스도 현재는 진에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료화된 상황이다.
취항 당시 '무료 기내식, 무료 사전 좌석, 무료 수화물' 전략을 짰던 항공사들도 10년 만에 이 전략을 포기하고 모두 유료화했다.
부가서비스 유료화가 도미노를 이루는 현상을 두고 비판도 나온다.
한국은 대형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 정기 운임 차이가 9∼16%로 외국에 비해 적다.
유럽 LCC의 경우 대형항공사 반값 정도밖에 되지 않은 정규 운임을 책정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토부도 현재 저비용 항공사 정규 운임을 대형항공사보다 20% 정도 낮춘 금액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비용은 '중비용'인데 서비스만 저가로 하려고 하니 소비자 불만이 나오는 것이 아니겠냐"면서 "몇좌석이 풀렸는지 공개도 하지 않는 특가 운임 형태의 반짝 세일만 내세워 홍보할 것이 아니라 기본 운임 자체를 저비용항공사가 확실히 낮춰놓는다면 부가 서비스 유료화와 관련된 불만은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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