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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러시아 영공침범, 기기 오작동일 수 없다"(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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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러시아 영공침범, 기기 오작동일 수 없다"(종합2보)
"KF-16, 차단기동 때 러 군용기 조종사 인지거리까지 접근"
전문가 "A-50 조종사, 비행좌표 잘못 입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인근 영공 침범이 기기 오작동 때문이라는 러시아 측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러시아 무관과 협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기기 오작동일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무관이 어제 협의에서 '정상적 루트(비행경로)를 밟았다면 (영공을) 침범할 이유가 없다. 오작동일 수 있다. 오늘 같은 상황이 향후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차석 무관은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한국 측이 가진 영공 침범 시간, 위치 좌표, 캡처 사진 등을 전달해주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 국방부도 조사에 착수했고 향후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 측이 영공 침범 관련 정보를 제공해줄 것을 오늘 요청했다"며 "자료를 검토해서 러시아 측과 회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러시아 측의 자료 제공 요청과 관련, 이날 오후 내부 회의를 열어 자료 제공 여부 등을 검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자료를 주지 않았고, 줄 수 있는 자료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좌표만 줄지, 우리가 찍은 사진도 제공할지 검토해야 한다"며 기기 오작동 여부 등은 앞으로 러시아 측과 실무협의에서 논의할 내용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기기 오작동이란 설명이 러시아 무관 개인 의견인지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공군 KF-16 전투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A-50 조기경보통제기에 대한 차단작전을 실시할 때 A-50 조종사를 식별할 수 있는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세한 거리까지 확인해줄 수 없지만, 우리 전투기는 차단기동 작전 때 러시아 군용기 조종사가 인지할 수 있는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군의 한 관계자는 "KADIZ 내에서 차단 작전을 시행할 때는 보통 우리 전투기는 상대 항공기와 60∼90m 거리를 유지한다"면서 "이 거리보다 더 좁혀지면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조기경보통제기에서 '기기 오작동'은 항공기 내부 전기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종사가 비행 좌표를 잘못 입력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군의 한 전문가는 "조종사가 목적지 좌표를 입력하면 항공기는 입력된 좌표를 따라 비행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좌표 숫자 한 개만 잘못 입력해도 항공기는 예정된 비행경로를 크게 벗어난다"고 설명했다.
공군 관계자도 "오작동으로 인한 항법 착오는 있을 수 없다. GPS(인공위성 위치정보)를 갖고 있고, 지상에 레이더도 가동되는데 오작동할 방법은 없다"면서 "외교적 행동으로 사과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경보통제기는 공중에서 GPS 입력 신호를 받기 때문에 어떤 내비게이션보다 정확하다"며 "그 항공기의 항법장치는 정확하다. 오작동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독도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는 IL-76 수송기를 개조한 것이다. IL-76은 1970년대 구소련 공군에 배치된 중장거리 제트 수송기이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와 달리 아직 아날로그식 항법시스템을 사용하는 군용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원은 전폭 50.5m, 전장 46.5m, 전고 14.7m로 최대 속도는 85㎞/h, 항속거리 6천700m, 승무원 15명 등이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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