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바라크 전 총리, 아랍계 시위대 사망사건 사과
아랍계 야당의원 요구 수용…9월 총선 염두에 둔 듯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정계에 복귀한 에후드 바라크(77) 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재임 시절인 19년 전 발생한 아랍계 시위대의 사망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이날 현지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나는 총리로 재임한 기간 발생한 모든 것에 책임이 있다"며 "2000년 10월 아랍계 이스라엘인 12명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1명이 피살된 사건들도 포함된다"고 말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이어 "나는 그(희생자)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미안함과 사과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2000년 9월 이스라엘의 극우파 정치인 아리엘 샤론 전 총리가 이슬람교 성지인 동예루살렘 템플마운트(성전산)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팔레스타인의 2차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민중봉기)가 발발했다.
이후 그해 10월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의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실탄 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인 바라크 전 총리는 노동당 소속으로 1999년 7월부터 2001년 3월까지 총리를 지냈다.
바라크 전 총리의 사과는 올해 9월 치러질 총선과 맞물린 행보로 풀이된다.
좌파 성향 메레츠당에 소속된 아랍계 의원 이사위 프레즈는 최근 총선에서 바라크가 이끄는 '이스라엘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겠다며 바라크에게 아랍계 시위대 사망사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바라크 전 총리는 지난달 27일 정계 복귀와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바라크 전 총리는 총선에 대비해 메레츠당을 비롯한 여러 야당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강경 보수파 지도자인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4월 총선에서 우파 정당들의 승리에 힘입어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새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결국 이스라엘 의회는 리쿠드당 주도로 의회를 해산하고 9월 조기 총선을 치르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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