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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 "우리도 무섭죠…하지만 남자들이 하는 건 우리도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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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 "우리도 무섭죠…하지만 남자들이 하는 건 우리도 할 수 있어요"
하이다이빙 메달리스트들 "두려움을 극복하는 건, 평생 숙제…그래도 매력 넘치는 종목"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린 국제대회에서 만날 때마다 '너무 무서워'라는 말을 주고받아요."
리아난 이프랜드(28·호주)가 오른쪽에 앉은 아드리아나 히메네스(34·멕시코)를 바라보며 동의를 구했다.
히메네스는 방긋 웃으며 "우리가 광주에서 만났을 때 처음 나눈 얘기도 '두려움'이었잖아"라고 답했다.
이프랜드와 히메네스는 23일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끝난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여자부 결승에서 1, 2위에 올랐다.
이프랜드는 298.05점으로 우승했고, 히메네스는 치열한 경쟁 끝에 1위에 0.15점 뒤진 297.90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둘은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에서도 이 종목 1, 2위에 올랐다.
하이다이빙 여자부를 이끄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도 '높이'가 주는 공포에 시달린다.
하이다이빙은 20m 높이에서 하강한다. 실내 다이빙 플랫폼 높이(10m)의 두 배다. 선수들은 걸어서 20m에 도달한다. 자신이 얼마나 높은 곳에서 뛰는지, 계단을 올라가면서부터 감지한다.




23일 경기 뒤 시상식에서 만난 이프랜드는 "난 매 경기 두려움을 느낀다. 20m 높이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히메네스도 "나는 다이빙 10m 플랫폼 선수로 뛸 때도 두려움을 느꼈다. 당연히 20m는 더 무섭다"고 했다.
둘은 플랫폼 위에서 두려움을 줄이는 방법도 공개했다.
이프랜드는 "손을 자주 마주치고, 손으로 다리 쪽을 만진다. 먼 곳을 바라보면서 잠시 좋은 경치를 구경하고,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면 아주 조금 마음이 안정된다"고 했다.
히메네스는 "플랫폼에 올라가기 전에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마음을 진정한다. 플랫폼에 올라가서는 일단 성호를 긋고, 내가 펼칠 연기만 생각한다. 생각을 덜 하는 게 두려움을 줄이는 최상의 방법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프랜드는 "두려움은 결코 사라질 수가 없다. 하이다이빙 자체가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고, 그래서 연기를 마치면 점수와 관계없이 기뻐할 수 있다. 최소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뛰어내린 거니까"라고 하이다이빙의 매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하이 다이버들은 한계와 싸우고, 도전을 즐긴다. 차별 혹은 편견에 맞설 준비도 돼 있다.
기자회견 중 한 기자가 "하이다이빙은 남자들도 어려워하는 종목인데, 힘들지 않은가"라고 질문하자 이프랜드는 명쾌하게 답했다.
"하이다이빙을 하는 남자 선수들이 있지 않은가. 남자가 할 수 있는 건, 우리도 할 수 있다."
이프랜드의 말을 들은 2위 히메네스와 동메달리스트 제시카 매콜리(영국)는 "당연히 할 수 있지"라고 동의했다. 동시에 기자회견장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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