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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사고 승합차 16명 중 9명이 외국인인 이유는?
"농촌 고령화·농업인구 급감 등으로 내국인 일손 없어"



(삼척=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22일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석개재 인근 지방도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한 승합차의 탑승자 16명 중 9명이 외국인이다.
이들은 고랭지 채소 작업을 위해 이날 새벽 충남 홍성을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척을 비롯해 인근 태백, 정선 등은 고랭지 채소 농사를 많이 하는 지역이다.
고랭지 배추 농사를 짓는 A씨는 "어느 순간부터 외국인 노동자들 없이는 고랭지에서도 농사를 짓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농촌 고령화, 농업인구 급감, 상대적 고임금 등으로 내국인 일손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강원지역 농가 인구는 2000년 23만8천여 명에서 2017년 16만여 명으로 7년간 3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농가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인 고령화율은 19%에서 40%로 껑충 뛰었다.
이런 이유로 삼척과 태백, 평창 대관령, 강릉 안반데기 등 국내 대표적 고랭지 지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쉽게 볼 수 있다.
또 지역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일손을 구하기 힘들어 이번처럼 몇시간이나 걸리는 먼 지역에서까지 일손을 구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는 "현재 부족한 농업인력 대책으로 3개월짜리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이 농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강원지역 농촌에 배정된 외국인 계절 근로자는 1천300여 명이다.
그는 "농가당 3∼4명 정도 배정되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만으로는 수십만평에 이르는 배추밭에 모를 옮겨심을 수도, 수확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랭지 채소 등 대단위 농사를 짓는 농가에서는 인력시장을 통해 15∼20명 단위의 단기인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승합차도 이 같은 단기인력 수송 차량으로 전해졌다.
개인 중개인 등 인력시장을 통해 농사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불법체류자들이다.
이날 사고 차량에 탑승한 외국인들도 모두 불법체류자로 알려졌다.
외국인 9명 중 가벼운 상처를 입은 3명이 사고 직후 종적을 감춘 것도 이 때문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관계자는 "불법체류도 불법이지만, 불법체류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도 불법"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농촌 고령화에 따른 농업인력 확보 대책의 하나로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오는 2022년까지 18개 시·군 전역에 총 4천 명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b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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