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찜한 TV] 가운 입고 돌아온 지성의 '의사요한' 9위
새로운 수목극들 10위내 안착…'프듀X' 12주 1위 기록 세우고 종영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10년여 만에 다시 의사 가운을 걸친 지성은 여전히 눈이 의학적 호기심과 자신감으로 반짝거린다. 다만 10년 전보다는 한층 농익은 느낌이다.
24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7월 셋째 주(15~21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SBS TV 금토극 '의사요한'이 CPI 지수 219.1로 단숨에 9위로 진입했다.
지성은 '의사요한'을 통해 2007~2008년 방송한 MBC TV 인기 드라마 '뉴하트' 이후 10년 만에 의사로 돌아왔다. 10년 전에는 소위 삼류로 불리는 지방대 신설 의과대학 출신 흉부외과 전문의 이은성, 지금은 안락사에 대한 신념으로 살인 전과를 얻게 된 통증의학과 전문의 차요한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의학적인 신념과 결단력, 환자를 살리겠다는 의지, 그리고 다소 능청맞은 성격은 '뉴하트' 속 이은성과 '의사요한' 속 차요한이 엇비슷하다. 그 독불장군식 판단력 때문에 조직 내에서 선무당 취급을 받는 구도도 그렇다.
그러나 차요한은 이은성과 나이와 경험에 차이가 있는 만큼 더 확신에 차 있고 의학적 가치관과 신념도 훨씬 강하다. 고통받는 환자를 안락사시켜 징역형까지 살았을 정도이니 말이다.
옥살이할 때는 교도관들조차 그의 말을 적극적으로 따를 만큼 천부적인 진단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11만 7천분의 1 확률을 보이는 파브리병에 걸린 동료를 살려낸 것도 그의 탁월한 기지 덕분이었다. 젊은 이은성은 가끔 사람 잡는 실수도 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차요한은 '완벽'에 가깝다.
여유가 넘치는 덕분에 레지던트 강시영(이세영 분) 같은 후배 의사들을 성장시키는 역할도 한다. 지난주 방송한 4회에서 요한이 의사 가운을 걸치며 시영에게 "다시 만났네"라고 한 장면은 초반부 '베스트 컷'으로 남았다.
특히 지성과 이세영, 각각 42세와 27세로 꽤 나이 차 나는 두 사람의 '사제(지간이 될) 호흡'도 안정적이다. 지성의 '원톱' 드라마라 해도 무방하지만, 이세영 역시 전작 '왕이 된 남자'에 이어 자연스러운 조화능력을 증명하며 호평받는다.
'의사요한'은 기존 의학드라마의 공식을 어느 정도 따르면서도 설정 면에서 판타지적 요소도 띤다. 살인으로 죗값을 치르고도 다시 의사 면허를 받은 스토리나, 희소병을 극적으로 찾아내는 전개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한세병원에서 재회한 요한과 시영이 좌충우돌하는 스토리도 있겠지만, 그 과정 역시 요한의 완벽한 의술과 판단 아래에서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한과 시영의 예정된 팀워크 아래 그 외 의사들이 어떻게 인간적으로 변화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갑동이', '피노키오', '너를 사랑한 시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등을 통해 감성적이고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준 조수원 PD는 이번에도 의학드라마에 휴머니즘을 얹으며 초반 승기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의사요한'은 초반 다소 느린 전개에 6%대 시청률로 출발했으나 4회에서 10%를 넘겼다.
'의사요한' 외에도 MBC TV '신입사관 구해령', OCN '미스터 기간제', KBS 2TV '저스티스', SBS TV '닥터 탐정' 등 새롭게 출발한 수목극들이 모두 10위권 내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시청률 10%를 넘거나 크게 화제가 되는 작품은 없지만, 모두 안정적으로 출발은 했다.
1위는 화제와 논란 속에 종영한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듀스 엑스(X) 101'이 차지했다. 무려 12주 연속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으나, 투표조작, 팬들에 의한 '금권선거' 논란 등에 휩싸이며 다소 불명예스러운 종영을 했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XtvN 등 CJ ENM 7개 채널, JTBC·TV조선·채널A·MBN 등 종합편성채널 4사, MBC에브리원과 코미디TV 등 케이블 2사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7개 주요 동영상 플랫폼(네이버TV 등) 내 프로그램 무료 동영상의 주간 조회수 등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평균을 산출한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