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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몰아냈지만 여전한 살인적 인플레에 짐바브웨 '신음'
지난달 물가 상승률 175%…식품·연료·의약품 부족에 고통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남부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정권이 물러난 지 1년이 넘었지만, 짐바브웨 국민들은 여전히 살인적인 인플레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다.
지난해 새롭게 들어선 에머슨 음낭가과 정부가 30여년간 이어진 철권통치의 유산 등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경제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짐바브웨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공식 통계는 심각한 물가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달 짐바브웨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175%를 기록했다. 지난 5월(97.85%)에 비해 두배 이상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식량과 연료, 의약품 부족 등에 시달리는 짐바브웨 국민들 사이에서는 벌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도인 하라레에서 일용근로자로 일하는 클레오파스 무람비(34)는 "1년 전에는 그나마 내 월급으로 우리 가족을 지탱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경제 위기로 인해 극빈자의 늪에 빠진 암울한 상황을 설명했다.
노점에서 채소를 팔면서 하루 수입이 8달러(9천원)에도 못 미치는 엘리자베스 마카주는 "도시에 살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든다.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갖다줄 뭔가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은 10년 전 무가베 전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해 무너진 경제 시스템을 떠올리게 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당시 무가베 전 대통령은 기본적인 식품마저 바닥이 나는 초인플레이션(통제할 수 없는 극단적인 물가 급등 현상)에 시달리자 자국 통화를 포기하고 미국 달러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등 외화의 통용을 허용하는 복수통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심각한 가뭄이 이어진 탓에 최근에는 댐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전력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연료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자 짐바브웨 정부는 유류 가격을 지속해서 인상하고 있으며 앞으로 몇 주 안에는 전기가격도 올릴 예정이다.
지난 1월에는 유류 가격 인상 등에 반발한 시위와 파업이 잇따라 열려 군 당국이 진압에 나섰으며 이로 인해 12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분석가들은 음낭가과 정부가 과거 초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 됐던 화폐 발행을 자제하는 등 경제 안정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달 짐바브웨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를 보호하기 위해 금리를 50% 인상하고 미국 달러를 이용한 송금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전면적인 정치개혁 없이 경제발전을 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사회단체인 '남부 아프리카를 위한 열린 사회이니셔티브' 책임자는 "짐바브웨의 문제는 공공의 이익이나 서비스보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일반 국민들을 착취하고 있는 엘리트 집단"이라고 지난달 언론 사설을 통해 비판했다.
지난 2017년 11월 짐바브웨는 무가베 전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에 의해 퇴진하면서 37년의 장기독재에서 벗어났다.
무가베의 오른팔이자 부통령이었던 음낭가과가 경제재건을 약속하며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짐바브웨는 여전히 물가 급등과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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