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북·서부 '기습 폭우'…도로·주택 30여 곳 피해(종합)
시간당 최고 66㎜ 강한 비…관측 이래 7월 최고치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백나용 기자 = 22일 오전 제주도 북부와 서부에 기습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기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제주도 북부와 서부를 중심으로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졌다.
오전 5시 20분에 서부, 오전 5시 30분에 북부에 각각 호우주의보가 발표됐다가 오전 6시 20분에 호우경보로 변경됐고, 한시간여 만인 오전 7시 40분을 기해 호우경보가 모두 해제됐다.
불과 두시간여만에 쏟아진 폭우에 북부와 서부에서는 오전 9시 기준 제주 108.3㎜, 제주공항 106.5㎜, 외도 105㎜, 한림 76㎜ 등 최고 100㎜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제주(제주지방기상청) 지점에서는 시간당 강수량이 최고 66㎜를 기록했는데, 이는 7월 기록으로는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는 이날 오전 폭우 관련 신고 31건이 접수됐다.
많은 비에 잠긴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의 한 주택에서는 배수작업으로 물을 1천t이나 빼냈고, 제주시 건입동 김만덕기념관 인근 주택도 침수돼 배수작업을 벌였다.
이밖에도 병원 지하, 호텔, 상가, 노래방, 사무실, 도로, 마을 안길 등 곳곳이 빗물에 잠겨 소방당국이 안전조치 또는 배수작업을 했다.
기상청은 애초 이날 제주 남동부와 산지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지만, 정작 비는 북서부에 집중됐다.
오전 9시 기준 강수량을 보면 한라산에는 삼각봉 57.5㎜, 사제비 48.5㎜, 진달래밭 45.5㎜ 등의 비가 내렸고 남부(서귀포)에는 2.9㎜, 동부(성산)에는 0.6㎜밖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애초에는 남서풍이 불면서 지형적 영향으로 산지와 남동부를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봤지만, 이날 오전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서풍과 서풍이 만나는 수렴역이 제주 서부에 형성되면서 비구름대가 북서부를 지나가 강한 비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비가 그친 뒤 산지와 남부를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면서 가시거리가 짧은 곳도 있겠으니 각종 안전사고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이날부터 모레까지 푄 현상에 일사가 더해지면서 제주 북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며 무더운 곳이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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