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염으로 6명 사망…1억2천만명에 초열파 경보(종합)
유명 풋볼선수 포함 열사병 속출…기상당국 "차량내 아이 방치 위험" 경고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전역을 절절 끓게 하는 폭염으로 인명 피해까지 속출하고 있다.
미 CBS 방송은 거대한 열파(熱波)가 미 중서부와 북동부를 감싼 가운데 메릴랜드주와 아칸소·애리조나주에서 모두 6명이 열파와 직접 관련된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사망자는 메릴랜드주 4명, 아칸소·애리조나주 각 1명이다.
메릴랜드주 보건당국 관리는 NBC 방송에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에 거주하는 남성과 워세스터 카운티 거주 여성이 이번 주 극단적인 열파로 인해 숨졌다고 밝혔다.
이달 초 볼티모어에서도 열파로 인한 사망자가 나온 적이 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 주지사는 트위터에 "주민들에게 다시 한번 환기한다. 이 심각한 폭염의 영향으로부터 건강을 지켜야 한다"라고 올렸다.
아칸소주에서는 전직 유명 풋볼선수가 열사병으로 숨졌다.
뉴욕 자이언츠 라인맨 출신이자 슈퍼볼 우승 멤버인 미치 페트러스(32)가 지난 18일 가족의 가게 밖에서 온종일 작업을 하다 열사 쇼크로 사망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아칸소주 리틀록 기온은 화씨 92도(섭씨 33도)였으나 더위를 체감하는 열파 지수는 화씨 103도(섭씨 39.4도)였다.
애리조나주에서 에어컨 기술자가 작업 중 사망했다고 NBC 방송 현지 제휴사 KPNX가 전했다. 애리조나주는 낮 최고기온이 화씨 100도(섭씨 37.8도)를 훌쩍 넘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주중에 화씨 115도(섭씨 46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초열파 경보(excessive heat wave warnings)가 내려진 지역의 열파 지수는 화씨 100도에서 115도에 달한다.
이번 열파는 캔자스, 오클라호마 등 남서부와 메릴랜드 등 북동부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 최북단 메인주도 열파 영향권에 들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미국 인구(3억2천700만 명)의 3분의 1이 넘는 1억2천600만 명에게 '초열파 경보'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폭염으로 미시간·일리노이주 등지에서 정전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맨해튼 대정전을 겪은 뉴욕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30m 이상 고층빌딩의 실내온도를 섭씨 25.5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뉴욕시에 전력을 공급하는 콘에디슨은 정전에 대비해 현장 인력 4천여 명을 대기시켰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은퇴자 거주 시설에서 정전으로 노년층 거주자 250여 명이 대피소로 피신했다.
폭염 와중에 미네소타주에는 기습 폭풍우가 닥쳐 피해가 우려된다. 미네소타 남동부에는 홍수 경보도 발령됐다.
워싱턴DC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재 뉴욕·워싱턴DC를 포함해 미국 내 10여 개 주요 도시에 폭염·열파 관련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다.
미 기상청은 햇볕에 노출된 차 안에 절대 아이를 두고 내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는 햇볕에 놓아둔 차량 대시보드 위에 비스킷 반죽을 진열했더니 두세 시간 안에 구워지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시카고의 한 아동병원은 차량 내 온도가 30분 안에 화씨 124도(51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아동을 잠시만 차량에 방치하는 것도 극도로 위험하다고 알렸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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