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직접 유전자 조립하는 시대…미래 대비? 이미 현재"
상의 제주포럼 김창경 교수 강연 "두 잇 유어 셀프 크리스퍼 시대"
(제주=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집에서 직접 가구를 조립하는 건 1990년대 얘기다. 이제는 집에서 유전자를 조립한다."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을 통해 유전자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CRISPR) 기술에 하루빨리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미국 민간 유전자 검사업체 '23앤드미'(23andMe)의 200달러짜리 유전자 검사 제품을 아마존에서 '해외 직구'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구매해 유전자 검사 결과까지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었다"며 "국내에선 이런 기술이 불법이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규제의 국경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3앤드미'는 아마존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할 정도였고 수집한 유전자 데이터를 판매해 신약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들은 500만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모았다"면서 "페이스북과 비즈니스 모델이 똑같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질병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며 "아파서 병원에 가기 전에 미리 병을 막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전자 데이터 분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두 잇 유어 셀프'(Do it you self·직접 하는) 유전자가위 기술로 직접 유전자를 조작하려는 시도가 이미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른바 '바이오 해커'가 규제 밖에서 유전자 실험을 하게 두기 보다 규제 안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이미 '아기 유전자 해독' 산업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고 관련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28년이 되면 중국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가 유전자조작으로 아이큐 100 이상으로 태어날 것"이라며 "이미 중국 때문에 힘든데 더 힘들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생명윤리법'을 통해 이러한 인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도 미래를 대비한다고 하는데, 이는 다른 나라엔 현재의 이야기"라면서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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