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부동산시장 영향은…전문가 "정부규제로 영향 제한적"
분양가 상한제 등 추가 규제 앞둬…수익형 부동산 자금 몰릴수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한국은행이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통상 금리 인하는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는 요인으로 꼽히지만,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데다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추가 대책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일단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시중에 1천17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깔린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서 최근 상승세를 보인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금리가 낮아지면 유동성이 증가해 자금이 주식시장이나 현물시장으로 움직인다"며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주식시장보다는 부동산 시장으로 유동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서 교수는 "부동산 매수 잠재 수요자들이 높은 이자로 대출을 받지 못하다가 이번 금리 인하 영향으로 실질 수요자로 이동해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금리 인하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1.50%가 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의 새로운 잔액 기준 수치는 지난달 기준으로 기존보다 0.30%포인트 낮은 1.68%로 산출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통상 금리 인하는 금융비용 하락으로 투자수익률이 상승하고 거래가 증가하는 구조로 이어진다"며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재개발 부동산 투자자들과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의 대출 수요가 동시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변화는 유동자금 방향의 근간을 흔들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면서 "낮은 이자 비용과 유동성이 승수효과(multiplying effect)를 일으키며 부동산 가격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경기 위축이나 이미 높은 가격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에 거래량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현재 오른 호가가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당장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등 고강도 규제를 검토 중인 데다 경기 침체까지 겹쳐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예고로 수익성 감소를 우려해 매수세가 줄어들고 매도 호가도 떨어지는 분위기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금리는 장기적이고 누적적인 파급 경로가 있어서 당장 주택담보대출금리 인하로 인한 부동산 수요 자극 효과는 굉장히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고종완 원장도 "실물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데다 대출 규제 강화, 세금 인상, 추가 규제 대책 예고 등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며 "글로벌 부동산 경기의 조정 흐름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만 나홀로 상승세를 보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오피스텔, 상가, 꼬마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은 이번 금리 인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분양가 상한제 등 추가 규제로 주택시장이 위축될 경우 막대한 시중의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 파급력은 과거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일부 수요는 상가와 오피스텔,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전이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최저시급 인상,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강화, 오피스텔 대량 입주를 통한 공급과잉 현상으로 역세권 등 일부 시장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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