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취인을 찾습니다"…26년만에 미국에 도착한 엽서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곧 보자. 93년 7월 8일, 아빠가"
지난주 미국 일리노이주에 사는 한 여성에게 26년 전 홍콩에서 보낸 엽서가 도착했다고 CNN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집 우편함에서 엽서를 발견한 킴 드레이퍼는 "엽서의 상태가 아주 양호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른 이웃의 편지가 잘못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용을 읽어내려가던 드레이퍼는 이 엽서가 26년 전 보낸 것이라는 걸 깨닫고 깜짝 놀랐다.
엽서는 1993년 7월 8일 홍콩에 있던 한 아버지가 미국에 있는 자녀 부부 '리나'와 '무함마드 알리 키질바시'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이퍼는 4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온 뒤로 '리나'와 '무함마드'의 이름으로 온 편지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사이 집 주인이 바뀌기는 했지만, 정확한 주소로 엽서가 도착한 것이다.
돛단배가 가득한 홍콩의 항구가 그려진 엽서 첫머리에는 "나는 아주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적혀있다. 엽서는 딸로 추정되는 '리나'가 "정말 보고 싶다"는 말로 끝맺음 된다.
드레이퍼는 "만약 내 아버지가 오래전에 내게 보낸 편지가 있다면 다시 받아보고 싶을 것"이라며 엽서의 주인을 찾아나섰다.
그는 이 집을 팔았던 중개인을 수소문하고, 재산세 기록을 찾아봤지만 리나와 무함마드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드레이퍼는 지역 신문에도 자신의 사연을 공개하면서 "엽서의 주인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나, 가족들에게 이야기가 닿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NN방송은 드레이퍼와 친구들이 애타게 엽서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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