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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두 유전자의 염증 제어에 달렸다"
미 MGH 연구진, CD33·TREM2 유전자 상호작용 확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노인성 치매의 약 70%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생긴다. 그런 알츠하이머병의 직접적 원인으론, 광범위한 뇌 신경세포(뉴런) 염증과 그로 인한 세포 사멸 및 손상이 꼽힌다.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의 침적이 알츠하이머병의 전조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이런 단백질이 뇌세포에 쌓이는 것만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이 생기기 어렵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이런 뇌 신경염증의 '온·오프' 스위치처럼 작용하는 두 유전자의 염증 제어 메커니즘을 미국의 과학자들이 규명했다.
이 연구는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유전체학·노화 연구과장인 루돌프 탄지 박사팀이 수행했고, 보고서는 11일(현지시간) 저널 '뉴런(Neuron)' 온라인판에 실렸다. 1811년 설립된 MGH는 하버드 의대의 임상 교육 병원이다.
이날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연구개요에 따르면 탄지 박사팀은, 신경염증에 관여하는 CD33와 TREM2 두 유전자 간의 상호작용을 밝혀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연구팀이 2008년에 발견한 CD33은 뉴런의 염증을 촉진한다.
이 유전자의 발현도가 높아지면 소교세포가 뉴런 킬러로 돌변해 염증을 촉발하는 것이다. 원래 소교세포는 뇌의 환경을 깨끗이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침적물도 소교세포가 식세포 작용 등을 통해 치운다.
CD33이 '온(ON)' 스위치라면 TREM2는 '오프(OFF)' 스위치다. TREM2는, 소교세포가 염증을 촉진하는 작용을 할 때 그 능력을 억제한다.
탄지 박사는 "소교세포가 일으키는 염증을 끄는 방법을 찾아내는 게 알츠하이머 연구 분야에선 성배(The Holy Grail)처럼 여겨져 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두 유전자를 모두 끄거나, 어느 하나만 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실험했다. 이 실험에는 알츠하이머병이 생기게 유전자를 조작한 생쥐를 썼다.
CD33을 껐더니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위가 낮아지면서 학습과 기억 능력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좋아졌다.
그러나 CD33과 TREM2를 모두 끄자 뇌 환경과 인지 능력에서 좋아진 부분이 모두 사라졌다. 이런 결과는 TREM2만 껐을 때와 똑같은 것이었다.
탄지 교수는 "뉴런의 염증을 통제하려면 CD33에 이어 TREM2가 작동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설은 소교세포의 RNA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로 뒷받침됐다.
두 유전자 모두, 면역세포인 IL-1 β(인터류킨-1 베타)와 세포 수용체인 IL-1RN의 활성도를 높이거나 낮춤으로써 심경 염증을 제어한다는 걸 시사했다.
탄지 교수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해선 신경염증으로 뉴런이 떼죽음하는 걸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제 이들 두 유전자가 치료제 개발에 최선의 표적이라는 걸 알았다"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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