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장려하는 전주시…시내 설치 급속충전기는 고작 21대
"완속충전기는 4시간 걸려야 완전충전…앓느니 죽겠다" 불만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2시간짜리 영화 두편을 봐야 충전이 끝나니, 차라리 앓느니 죽는 형국입니다."
올해 초 전기자동차 아이오닉을 구매한 김모(51)씨는 직장 인근 동사무소에서 충전하지만 늘 조마조마하다.
동사무소에 설치된 완속 충전기의 충전 시간이 보통 4시간 안팎이어서 출장 등 갑작스러운 상황 발생 때 낭패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4천원가량의 전기료로 230㎞ 안팎을 달릴 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지만 충전 시간이 너무 길어 제때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친환경 차량 보급 정책에 힘입어 지역마다 전기차가 꾸준히 늘고 있음에도 인프라 부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가 400대에 육박하는 전주지역에 20∼30분이면 완충되는 급속충전기가 설치된 곳은 고작 21곳에 불과하다.
환경부가 12곳을, 한국전력이 6곳, 전주시가 3곳을 설치했다.
이 때문에 급속 충전기가 1대도 설치되지 않은 전주 옛 도심과 외곽지역 전기차 운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아파트나 동사무소를 전전하며 완속 충전기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김씨는 "아파트나 동사무소 등에 설치된 충전기도 각각 1대뿐인 곳이 많고 더러 고장 난 충전소도 있지만, 장기간 방치되는 실정"이라면서 "이미 다른 차가 충전하고 있으면 4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충전 체증'이 잦아 다른 충전소를 찾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어 "전기차는 보통 500㎞를 운행하는 일반 차량과 달리 완충 시 총 주행거리가 230㎞로 짧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보통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다시 충전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면서 "급속 충전기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윤정 전주시의원은 10일 "전기차를 장려하는 전주시가 3년 동안 설치한 급속 충전기는 3대뿐"이라며 "이는 친환경 차량 보급에 대한 전주시의 의지가 매우 약하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급속 충전기 확대 설치를 주장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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