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회 의장, 美의 헤즈볼라 고위인사 제재 비판(종합)
"레바논 전체에 대한 공격"…레바논 총리 "의회·정부에 영향 없을 것"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레바논 의회의 나비 베리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고위인사 3명을 제재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비판했다.
베리 의장은 이날 미국의 제재 발표와 관련해 "그것은 (레바논) 의회에 대한 공격이고 결과적으로 레바논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다고 레바논 매체 '데일리스타'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베리 의장은 각국 의회의 협력기구인 국제의원연맹(IPU)을 향해 이번 제재에 맞설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또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성명을 내고 헤즈볼라 고위인사들을 겨냥한 제재가 새로운 문제이지만 레바논 의회나 정부의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리리 총리는 "중요한 것은 금융 분야와 레바논 경제를 지키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조만간 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9일 아민 셰리, 무함마드 하산 라드 등 레바논 의회 의원 2명과 레바논 보안군의 핵심 연락책인 와피크 사파 등 3명을 이란의 지원을 받고 테러 활동을 도운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 정부가 레바논 의원에게 제재를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신이 전했다.
알리 하산 칼릴 레바논 재무장관은 이 제재가 발표된 날 트위터에서 "(미국의) 제재는 헤즈볼라를 겨냥하지만 모든 레바논인을 걱정스럽게 한다"며 제재가 정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헤즈볼라는 1980년대 초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침공에 맞서기 위해 창설된 뒤 레바논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의회, 내각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