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해고자 철탑서 정년 맞아…"내일부터 효소·소금 끊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정년 전 복직을 요구하며 서울 강남역 교통 폐쇄회로(CC)TV 철탑에 올라간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60) 씨가 "내일부터 효소, 소금을 끊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기증이 있고 몸 상태가 많이 힘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년을 한 달 앞둔 지난달 10일 새벽 고공 철탑 시위에 돌입한 김씨는 고공농성 31일째를 맞은 이날 60번째 생일이자 정년을 맞았다.
고공농성보다 먼저 시작한 단식투쟁은 38일째가 됐다.
1982년 창원공단 삼성항공(테크윈) 공장에 입사한 김씨는 경남지역 삼성 노조 설립위원장으로 추대돼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말 부당하게 해고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최근 약 3년간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복직 촉구 시위를 벌여오다 기습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강제로 끌어내려질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쓰겠다며 인화 물질도 소지한 상태다.
김씨는 "삼성을 상대로 싸우는 것을 보고 남들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하는데, 삼성은 바위가 아니라 쇳덩어리 수준"이라며 "대응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의료진이 김씨의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철탑 위로 올라갔으나 김씨는 진찰을 거부했다.
김씨의 고공농성이 길어지자 시민단체도 돕기에 나섰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 시민단체들은 전날 국가인권위원회에 노조 설립 과정에 삼성이 자행한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이날 오후에도 강남역에서 김씨의 복직을 촉구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집중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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