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아체주, 남성 관중 있으면 '여자 축구' 금지
여성 전용 경기장 요구하며 전국리그 연기 요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이슬람 원리주의를 따르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의 종교 당국이 남성 관중과 경기 관계자가 있는 한 여자 축구는 금지된다고 밝혔다.
아체주 울라마평의회(이슬람의결기구)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여자 축구 전국리그 개최 계획을 취소 또는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AF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울라마 평의회는 선수와 관중, 경기 관계자 모두 여성인 전용 경기장이 있을 때만 여자 축구가 허용돼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체 주민들의 분노를 촉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탕구 파이잘 알리 아체주 울라마 평의회 부의장은 "우리가 여자 축구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 전용) 시설이 갖춰지지 않는 한 하람(금기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아체주에서는 30여명의 여자 선수들이 전국리그에서 뛸 지역 대표 선발전에 참가한 상태다.
아체주는 인도네시아에서 샤리아(이슬람 관습법)를 적용하는 유일한 곳으로 음주, 도박, 간통, 동성애 등이 적발되면 공개 태형을 한다.
올해 1월에도 18세 동갑 남녀가 공공장소에서 껴안았다는 이유로 이슬람 사원 밖에서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17대씩 회초리를 맞았다.
전국리그 주최 측은 여자 선수들이 긴 팔 셔츠와 히잡을 착용하는 등 샤리아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아체주 종교 당국을 설득하고 있다.
이스학 리잘 여자축구 전국리그 위원장은 "여자 선수들은 이슬람 복장을 하고 정상적으로 축구를 한다"면서도 "지방 정부가 울라마 평의회 권고를 따른다면 우리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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