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앞둔 김신욱, 팬들에게 큰절 "4년 동안 응원에 감사"
"인간으로서 선수로서 성장해서 돌아오겠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꺽다리' 스트라이커 김신욱(31)은 확성기를 건네받은 뒤 서포터스를 향해 "팬들의 사랑으로 많이 성장했습니다. 4년 동안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눈은 살짝 충혈됐다.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성남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19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1만2천952명의 팬들이 찾아왔고, 팬들의 관심은 김신욱에게 쏠려있었다.
성남과 19라운드 홈경기를 앞둔 6일 김신욱의 중국 이적 소식이 나왔다. 상하이 선화(중국) 사령탑으로 최근 부임한 최강희 전 전북 감독이 새로 팀을 꾸리면서 '검증된 골잡이' 김신욱을 러브콜했다는 보도였다.
상하이 선화를 이끌게 된 최강희 감독은 196㎝에 이르는 장신임에도 머리뿐만 아니라 발도 잘 쓰는 김신욱을 선택했다.
연봉만 50억원(추정)에 달하고, 3년 계약을 앞두고 있다는 대형 트레이드 소식이었다.
전북 구단은 조심스럽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김신욱의 이적을 기정사실로 했다.
이런 가운데 김신욱은 성남전에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전반 16분 '전매특허'인 헤딩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김신욱은 하늘을 향해 특유의 기도 세리머니를 펼친 뒤 곧바로 관중석을 향해 큰절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경기를 앞두고 이적설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던 김신욱은 스스로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2009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해 2016년부터 전북 유니폼을 입은 김신욱은 지난 시즌까지 3시즌 동안 28골을 쌓았다.
이번 시즌에도 19라운드까지 9골을 쏟아내며 페시치(서울·9골)와 함께 득점 선두 자리를 경쟁한 김신욱은 이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해외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김신욱은 조제 모라이스 감독과 포옹을 나눈 뒤 다시 그라운드에 나가 관중석 앞을 돌면서 큰절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신욱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이 들어 저를 사랑해주시고 성장시켜주신 팬들을 향해 큰절을 했다"라며 "모라이스 감독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다. 모라이스 감독이 저를 좋은 선수로 한 번 더 성장시켜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이적을 하게 됐다. 비록 가진 실력은 좋지 않지만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발휘해서 한국을 빛낸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방송 인터뷰를 마친 김신욱은 서포터스석으로 이동해 전북의 응원구호인 '오오렐레~오오렐레' 동작을 팬들과 함께하며 석별의 자리를 마련했다.
김신욱은 유니폼에 새겨진 전북의 엠블럼에 입을 맞춘 뒤 서포터스를 향해 "팬들의 사랑과 응원으로 많이 성장했다. 4년 동안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며 "인간으로서, 선수로서 성장해서 돌아오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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