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號 '내우외환'…지지율 하락에 당내 위기감 고조(종합)
잇단 말실수에 아들 특혜채용 의혹 수사까지
친박계 주변 포진에 '제한적 용인술' 지적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체제가 잇단 악재를 만나면서 당내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황 대표의 외국인 노동자임금 차등화와 아들 스펙 발언이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심지어 아들에 대해서는 KT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한 검찰수사까지 시작됐다.
여기에 당내 여성 행사에서 빚어진 '엉덩이춤' 사태가 터지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저지를 위한 충돌 과정에서 고발된 의원들에 대한 소환까지 겹치면서 당내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위기에 빠지면서 당 지지율은 물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입당 43일 만인 지난 2월 27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4·3 보궐선거, 장외투쟁 등을 거치며 빠르게 당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황 대표 리더십에 본격적으로 '물음표'가 찍히기 시작했다는 말도 나온다.
당 안팎에선 이 같은 위기의 배경에 황 대표의 제한적 용인술이 자리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현재 당내 주요 당직에는 박맹우 사무총장, 이헌승 대표 비서실장,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 민경욱 대변인 등 친박(친박근혜)계가 포진해 있다.
특히 최근 새로 임명된 사무총장직의 경우 당 일각에서는 한때 비박(비박근혜)계인 이진복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있었던 탈당과 복당 경력이 발목을 잡았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 비박계 의원은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황 대표가 전당대회 때는 보수통합을 말했지만 그 후 한 일이 없다. 결국 얘기만 꺼낸 채 인사로 (보수통합에 소극적인) 속마음을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용인술로 인해 다양한 인재풀로부터 의견을 수렴하지 못한 채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대표 주변에서 정무적 판단과 적절한 비전 제시를 비롯한 쓴소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한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의식해 당 대표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의원들이 호가호위하는 모습을 벌써 보인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의원들간 분쟁의 원인을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뚜렷한 구심점 역할이 약화한 데서 찾는 시각도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당내 소음을 최소화하고 이를 대여 투쟁의 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런 역할을 할 리더십이 현재로서는 약하다"며 "이 때문에 의원들이 각자도생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제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한가하게 감투싸움이나 할 때인지 땅을 치며 묻고 싶다"며 "참 징글징글하다. 국민이 최근 한국당의 모습을 보며 어떤 판단을 할지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극소수 3선 중진 의원끼리 자리를 둘러싼 이전투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당내 쇄신의 목소리나 쓴소리는 자리다툼이나 권력투쟁의 모습을 철저히 배제할 때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에서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한국당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며 각종 경제 지표 하락에도 부동층을 흡수하는 데 실패하고 내년 4월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론' 프레임도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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