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람 대화제의에 홍콩 대학생들 "시위대 처벌면제 약속하면…"
대학생 대표단, 공개대화·시위대 처벌면제 '2대 전제조건' 제시
'강경 기조' 홍콩정부 수용 가능성 낮아…시위대 60명 이상 체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계층인 대학생들에게 '사적 만남'(private meeting)을 제안한 가운데 대학생 대표단이 2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과기대(HKUST), 홍콩중문대 등 8개 홍콩 대학 학생회장들은 전날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다양한 계층이 참석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의 공개대화, 시위대 처벌 면제라는 두 선결 조건에 응한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 정부는 학교 행정 당국을 통해 홍콩과기대와 홍콩중문대 학생 대표들에게 대화를 제의했으나 두 학교 학생회장들은 "쇼에 동원될 생각이 없다"면서 즉각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대화 거부'를 고수해오던 홍콩 대학생 대표들이 한 발짝 물러선 셈이다.
홍콩대 학생회장 조던 팡 카-호는 "캐리 람은 먼저 6월 9일부터 7월 1일 사이에 벌어진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추적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지난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벌어진 초유의 입법회 점거 가담자를 색출해 강력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공개 적으로 천명한 상태여서 학생 대표들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국제사회에서는 입법회 점거 시위를 계기로 수세에 몰린 홍콩 정부가 대규모 시위대 검거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 공안정국 속에서 주도권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CMP는 지난달 12일 이후 홍콩에서 체포된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60명 이상에 달한다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최근 입법회 점거 시위와 관련해 첫 번째 용의자인 푼모씨를 체포해 재판에 넘겼으며 대규모 검거 작전을 준비 중이다.
당시 입법회 청사 내부에 진입한 이들은 최소 수백명, 많게는 수천명으로 추정돼 경찰이 대규모 검거에 나서면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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