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경주캠퍼스 '40년 손님' 백로·왜가리 500마리 눈길
1980년대부터 매년 찾아와 둥지…"자연환경 잘 보존돼 서식환경 최적"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대학교 캠퍼스 안에 여름 철새인 백로와 왜가리 수백 마리가 매년 찾아와 눈길을 끈다.
경북 경주시 석장동 동국대 경주캠퍼스 100주년기념관과 정각원 주변 야산에는 백로와 왜가리 500마리가 둥지를 틀고 산다.
3월께 찾아온 백로와 왜가리가 소나무 가지 위에 둥지를 틀면서 숲 한쪽이 온통 흰색과 회색으로 물들었다.
새들은 쉴 새 없이 둥지를 드나들며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둥지 주변을 정리한다.
어떤 백로와 왜가리는 우아한 자태로 날아다니고 어떤 새는 부부인 양 하트 모양으로 애정을 표시하기도 한다.
이 새들은 가을이 되면 남쪽으로 날아간다.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백로가 서식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이다.
백로는 처음에는 동국대 병원 인근 야산에서 서식하다가 병원이 증축되자 대학 동남쪽에 있는 금장대 암각화 주변 야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차츰 동국대 경주캠퍼스 정각원 뒤편 야산으로 서식지를 이동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주변에 형산강이 있어 먹이를 구하기 쉽고 조용하기 때문에 백로와 왜가리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환경을 갖췄다.
정각원과 100주년기념관 주변 야산은 인적이 드물어 백로가 안심하고 새끼를 기를 수 있다.
다만 백로와 왜가리가 둥지를 틀면 배설물 때문에 나무가 죽는 경우가 많아 새들이 매년 조금씩 서식지를 옮긴다.
전국 대학 캠퍼스 가운데 백로와 왜가리가 집단 서식하는 곳이 드물어 많은 사진 동호인이 사진을 찍기 위해 찾기도 한다.
이현정 동국대 경주캠퍼스 홍보팀장은 "입학식을 하고 나면 어느새 백로가 와 있고 찬 바람이 불 때쯤에는 떠나간다"며 "백로가 찾는다는 것은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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