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별 준비상황 천차만별…강제조항 아니라 '유야무야'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차지연 기자 =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 일명 '일하는 국회법' 시행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4일 국회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시행되는 '일하는 국회법'은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 소관 법률안 심사를 분담하는 두 개 이상의 복수 소위원회를 두고, 소위는 매월 2회 이상 열도록 정례화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여야 갈등으로 툭하면 국회 공전이 거듭되는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이 상임위의 법안심사 정례화를 통해 국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마련된 법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1년 365일 일하는 '상시 국회 체제'를 위해 국회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고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에게 페널티를 줘야 한다"고 '일하는 국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하는 국회법'이 시행된다면 여야가 일정을 합의하지 못해 국회가 '개점휴업' 상태에 있더라도 법안심사는 일정 부분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이 발효되더라도 본래 취지에 맞게 준수될 수 있을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강제 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유야무야' 법을 지키지 않으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법 시행을 2주 앞뒀지만, 상임위별로 준비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우 '일하는 국회법' 시행 두 달 전부터 매월 둘째·넷째 주 법안소위를 여는 방안을 간사 간 합의했고, 환경노동위원회도 전날 소위 일정을 미리 확정하는 등 준비를 완료했다.
그러나 일부 상임위는 아직 관련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거나 '시행되면 지키려 노력하겠다'는 수준의 공감대만 형성했다.
한 상임위원장은 "강제 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의지를 갖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야 간사들에게 소위 정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법 시행을 앞두고 상임위별 준비 상황을 점검해보려 한다"며 "소위 정례화뿐 아니라 국회 공전을 막기 위한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국회 불출석 시 수당 삭감 등 해외 사례를 살펴 여러 방안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문 의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일하는 국회법' 준수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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