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희망 발견한 권순우 "올해 100위 내 진입이 목표"
"가장 붙어보고 싶은 선수는 스타일 비슷한 니시코리"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희망으로 떠오른 권순우(125위·CJ 후원)가 올해 목표를 세계랭킹 100위 내 진입으로 내걸었다.
1일 영국 런던의 윔블던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카렌 하차노프(9위·러시아)를 상대로 3시간 7분의 접전 끝에 1-3(6-7<6-8> 4-6 6-4 5-7)으로 분패한 권순우는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권순우는 공항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윔블던 앞두고 영국에 갈 때는 윔블던 본선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다"며 "랭킹이 높은 선수와 후회 없이 좋은 경기를 한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본선에 진출했던 권순우는 당시에는 세계랭킹 55위 얀 레나르트 스트러프(독일)에게 0-3(1-6 2-6 4-6)으로 완패했지만 두 번째 도전인 이번 대회에서는 스트러프보다 훨씬 세계랭킹이 높은 하차노프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권순우는 "준비 과정도 그렇고 마음가짐도 그때와는 달라졌다"며 "상대가 유명한 선수라 영상 분석도 많이 했고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키 180㎝인 권순우는 198㎝인 하차노프보다 더 빠른 최고 시속 212㎞의 서브를 꽂아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네트 플레이도 하고 랠리 싸움으로도 붙어보고, 서브에서도 득점을 내는 등 다양한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며 "톱10에 들어 있는 선수라 공이 세기는 했지만 그런 공을 안 받아본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고 여유를 보였다.
윔블던 개막을 약 1개월 남기고 일찍 영국으로 이동, 챌린저 대회에 3주 연속 출전하며 잔디 코트 적응력을 높인 그는 "하드코트에 비해 공이 빨리 오고 바운드도 예측하기 어려웠다"며 "또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한 것도 처음이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이틀 전 경기를 되짚었다.
이 대회가 끝난 뒤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20위 안쪽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큰 권순우는 "올해 목표는 100위 이내 진입"이라며 "포인트 관리나 서브를 더 보완해야 한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그는 "서브 넣는 위치를 조금 변경했고 토스도 낮았던 것을 조금 높였다"고 서브에 대한 변화를 설명하며 "저와 신체 조건이나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니시코리 게이와 맞붙어서 저와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느껴보고 싶다"고 밝혔다.
권순우는 하차노프와 1회전을 마친 뒤 존 매켄로와 우연히 만난 일화를 공개하며 "좋은 경기였고, 앞으로 잘하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더 잘하는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국내에 약 1주일 정도 머물 예정인 권순우는 15일 캐나다 가티노에서 개막하는 남자프로테니스(ATP) 챌린저 대회에 출전하고 이어 ATP 투어 애틀랜타오픈 예선에 뛸 계획이다.
8월 26일 개막하는 US오픈까지 미국에 머물며 챌린저 및 투어 대회 출전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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