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들, 성추행 교수 연구실 점거…"가해자 설 곳 없다"
학생 10여명, 열쇠업자 불러 들어간 듯…'학생 자치공간 전환' 선포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서울대생들이 제자 성추행 혐의로 대학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교수 연구실을 점거했다.
2일 '서울대 A 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와 특위 소속 회원 등 서울대생 10여명은 서울대 인문대 3동에 있는 서어서문학과 A 교수 연구실에 진입해 점거 중이다.
연구실 진입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대학 직원과 학생들 사이에 마찰이 있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빈 인문대 학생회장은 "A 교수가 대학에 돌아올 공간은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며 "이제 더는 A 교수가 대학에 복귀할 곳은 없으며, A 교수를 다시 강단에 세우기 위해선 학생들을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 교수 연구실이 학생 자치공간으로 전환된 것을 선포하는 '학생 자치공간 선포식'을 내일(3일) 열 예정"이라며 "향후 계획은 선포식에서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A 교수에 대해 대학이 파면을 결정하고, 징계 절차에서 진술권을 포함한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함께 요구했다.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관계자는 "학생들이 열쇠업자를 불러 연구실에 들어간 것 같다"며 "학과 회의를 통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 교수는 2017년께 외국의 한 호텔에서 자신이 지도하는 대학원생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학생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신고돼 인권센터에서 중징계 권고를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현재 직위해제 상태로 강의에서 배제된 상태다.
성추행 피해자는 지난달 A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또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A 교수가 연구 갈취 등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조사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 1천800여명은 지난 5월 전체 학생총회를 열고 A 교수 파면과 교원징계규정 제정, 학생의 징계위원회 참여 등을 학교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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