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안무 변화준 여자친구 "자연스런 성장이죠"
새 미니앨범 타이틀곡 '열대야' 활동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파워 청순'으로 불리는 걸그룹 여자친구는 '소녀돌' 시장이 형성하는데 물꼬를 튼 팀이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처럼 멜로디 라인이 뚜렷하고 쉬운 노래, '칼 군무'를 내세워 성공하면서 이후 여러 기획사가 너도나도 청순미를 콘셉트로 한 걸그룹을 데뷔시켰다.
2015년 데뷔 초기 이들은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 같은 '유리 구슬'과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를 잇달아 내 대중적인 히트를 했다. 그 덕에 자신들의 음악 스타일을 뚜렷이 각인시켰지만, 일부에서 자기 복제란 비판도 들었다.
그러자 2017년 펑키한 디스코 기반의 '핑거팁'(FINGERTIP)과 지난해 아련한 감성의 '밤' 등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쉬운 성적을 받아든 곡도 있지만, 전 앨범을 통틀어 음악 프로그램에서 53번 1위를 하며 인기를 유지했다.
6개월 만에 컴백한 여자친구가 일곱 번째 미니앨범 '피버 시즌'(FEVER SEASON)으로 다시 한번 변화를 꾀했다.
이들은 1일 오후 4시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음악 색깔을 지키면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좀 더 멋있어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성장'을 강조했다.
타이틀곡 '열대야'(FEVER)는 경쾌한 뭄바톤 리듬을 전면에 내세운 여름 시즌 팝이다. 안무에서도 칼 군무 대신 멤버들의 개성을 살린 스웨그 넘치는 동작들이 가미됐다.
신비는 "예전 곡들은 칼 군무와 '각'을 중요시했다면 이번에는 개인의 필(feel)과 스웨그를 보여드릴 퍼포먼스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릴라춤, 재기차기춤 등을 직접 보여줬다.
노랫말에서도 성숙미를 더해가는 방향성이 드러난다.
초반 '학교 3부작'을 통해 소녀들의 풋풋하고 밝은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밤'에선 '열렬한 사랑 고백해볼까'라고 짝사랑을 하더니, 이번 '열대야'에선 '열대야 같은 사랑을 하고 있어'라고 노래한다.
멤버들은 달라진 색깔에 대해 '성장'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주는 "의도적으로 색깔을 바꿨다기보다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했다"며 "연습을 하면서도 '안 맞는 옷'이라기 보다 '우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엄지도 "우리는 성장하는데 노래가 성장하지 않으면 지금의 우리와 안 맞는 느낌일 수 있다"며 "여자친구가 '이것도 잘 소화한다'는 얘기를 듣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이 수록곡에 직접 가사를 쓴 것도 처음이다. 팬클럽 버디를 위한 팬송 '기대'(Hope)다.
엄지는 "작사하면서 이런 게 창작의 고통이란 걸 느꼈다"며 "회사에 컨펌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들 개인적으로 두세번은 수정했다"고 웃었다.
앨범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곡은 일본에서 발표해 인기를 얻은 '플라워'(FLOWER)의 한국어 버전이다.
소원은 "30인조 풀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스페인의 투우사를 연상시키는 강렬함이 인상적인 곡"이라며 "'너'란 존재와 만나기 위해 같은 자리에서 피고 지는 꽃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어쿠스틱 악기와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조합한 펑키 팝 장르의 '파라다이스'(Paradise), 트로피컬 사운드에서 뉴 잭 스윙으로 변화하는 '미스터 블루'(Mr. Blue)도 여름에 듣기 좋은 노래다.
지난달부터 아시아 투어 중인 멤버들은 지난 주말 말레이시아 공연에서 팬들의 에너지를 받고 왔다면서 새 앨범 활동에 기대감을 한껏 나타냈다.
소원은 "성적에 연연하기보다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로 활동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엄지는 "타이틀곡 가사 중 '지금 이 순간 후회없이 보여주고 싶어'란 부분이 있는데, 우리의 열정과 포부를 담은 구절이다. 더운 여름 여자친구와 함께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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