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서 데뷔골' 깜짝 스타 양태렬 "성장 디딤돌 놔 기쁘다"
30일 부산전서 역전골-쐐기골 폭발…"PO 진출에 보탬 되겠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슈팅에 자신이 있었는데, 두 골이나 넣을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제가 한 뼘 더 성장하는 데 디딤돌을 놓은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아산 무궁화의 미드필더 양태렬(24)은 1일 연합뉴스 전화 통화에서 전날 부산전 멀티 골 감격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다소 흥분된 목소리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1월 25일 포항 스틸러스에서 아산으로 임대된 후 처음 출전한 경기에서 역전 골과 쐐기 골을 터뜨리며 4-2 역전승에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양태렬은 6월 30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6분 역전 골을 넣은 데 이어 3-2로 쫓긴 후반 25분 고무열의 스루패스를 쐐기 골로 연결했다.
아산은 양태렬의 멀티 골 원맨쇼 활약에 힘입어 올해 4월 13일 6라운드 때 2-5 참패를 안겼던 부산에 시원하게 설욕했다.
부산의 안방 경기인 데다 부산이 8경기 연속 무패(5승 3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얻은 승리라서 의미가 더욱 컸다.
특히 양태렬로선 아산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른 경기에서 대승을 이끌어 기쁨이 더했다.
언남고와 광운대를 거쳐 작년 포항에 입단한 양태렬은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주로 K리그 2군인 R리그에서 뛰며 10경기에서 도움 1개를 기록한 게 프로 데뷔 후 공격포인트의 전부였다.
아산에 임대된 후에도 주전 경쟁을 뚫지 못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양태렬은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뛸 수 없는 이명주를 대신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원래는 수비적인 역할이 컸지만 운까지 따라주면서 부산의 골문을 여는 해결사가 됐다.
1-1로 맞선 전반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골키퍼 김형근이 쳐낸 공을 왼발로 강하게 처넣어 부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3-2로 쫓겼을 때는 고무열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왼발슛으로 연결해 부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양태렬은 "후반 들어 실점하지 않으려고 더블볼란테(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는데, 압박하는 과정에서 공이 내게로 흘러와 득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은 덕분에 건진 역전 골이었다.
그는 이어 "두 번째 골 상황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했는데, (고)무열 형이 너무 공을 잘 줘 쉽게 넣을 수 있었다"면서 "아산에 온 후에도 출전 기회가 없어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실망하지 않고 준비한 게 결과로 나온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출전 시간이나 공격포인트로 설정하지 않고,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힘을 보태는 것으로 잡았다.
그는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도록 승점을 쌓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면서 "특히 (이)명주 형이 한 달 뒤에 제대하기 때문에 그 공백까지 메울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산 팬들이 부산까지 찾아와 응원해주신 덕분에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다음 홈경기 때도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박동혁 아산 감독은 "(양)태렬이는 스피드와 몸싸움 능력, 슈팅 등 장점이 많은 선수다. 2주 전에 '형들이 곧 전역하니 잘 준비하라'고 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활약을 펼쳐줬다"면서 "태렬이에게 수비 70%, 공격 30% 비중의 임무를 줬는데, 세트피스 상황의 집중력과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골까지 넣어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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