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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세상] "대중교통 손잡이 아동용이기도 하단 사실 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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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세상] "대중교통 손잡이 아동용이기도 하단 사실 아셨나요"
아이들 '손잡이 이용권' 위해 서울시 조례 개정 이끌어낸 대학생들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버스 좌석에 달린 작은 손잡이, 지하철 바닥까지 닿도록 설치된 철제봉.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무심히 잡았던 손잡이가 어린이와 함께 쓰는 용도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남녀노소 누구나 쓸 수 있도록 설치된 손잡이지만 어른들의 무관심과 홍보 부족으로 '어른 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포착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 조례 개정까지 끌어낸 젊은이들이 있다.
시민이 만드는 생활정책연구원 대학생정책연구단 '마이폴(myPol)' 7기 아고라조의 김아름·신지예·강덕곤·김용재·이건우씨는 서울시의회 이동현 의원과 함께 '서울시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시발점이 된 것은 어린이들의 목소리였다. "학교나 학원 갈 때 타는 교통수단에 몸을 의지할 만한 안전장치가 없어서 너무 불편해요" 아고라조 김아름씨는 지난 3월 은평구 주최 아동 인권 토론회에서 참석했다가 아동 100명이 느낀 생활 속 가장 큰 어려움으로 '버스, 지하철에 잡을 곳이 없다'가 꼽힌 것을 보았다.
"실제로 혼잡한 버스나 지하철 속 아이들을 떠올리면 엄마나 아빠 바지를 잡고 있는 모습 등이 생각나지 어린이를 위한 안전장치는 무엇이 있나 생각나지 않더라고요"
이들은 어린이를 위한 대중교통 손잡이 확충을 정책연구단 활동 목표로 삼고 조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미 버스나 지하철에 아이용 손잡이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서울시의회 입법조사처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버스 좌석 한 귀퉁이에 달린 손잡이와 지하철 좌석에 설치된 철제봉 등은 아이가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물이었다.
혹시 자신들만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나 싶은 생각도 들어 네이버 육아카페 '맘스홀릭베이비' 등에 설문 조사지를 올려 아이가 잡을 수 있는 손잡이에 대한 시민 인지도를 조사하기도 했다. "저희를 포함해 대부분의 시민이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홍보 부족으로 인해 아이를 위한 물건이 실제론 아이를 위해 쓰이고 있지 못하는 거죠. 아이용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너무 높게 설치돼 있기 일쑤고 그마저도 어른들이 사용하기 바쁘고요"

그래서 이들은 서울시 조례 개정 운동을 통해 이러한 구조물이 아이용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리기로 했다. 시민들의 인식 전환이 급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조례 개정 전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서울의 한 마을버스 노선에 며칠간 안내 포스터를 붙였다. 버스 기사조차 좌석에 있는 손잡이가 아이용이기도 한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 개정안은 이달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대중교통 손잡이의 이용자에는 아이도 있다는 점을 안내방송과 스티커 부착 등으로 알리고 아이에게 손잡이가 필요할 경우 어른의 양보를 촉구하도록 했다.
또한 손잡이 추가 설치를 위한 비용을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신형 버스 비율이 높은 지방 도시보다 구형 버스가 많은 서울의 경우 손잡이가 달린 좌석 비율이 87%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운동을 이끈 김아름씨는 "한국은 아동이 살기 좋은 나라일까 하는 질문에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지 의문이 여러 번 들었다"면서 "아동 인권을 위해 조례 개정 활동을 하면서 내 주변에 대한 작은 관심이 나를 변화시키고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조례 개정을 추진한 서울시 이동환 의원은 "교통약자로 분류되는 아이들이 안전시설을 우선하여 이용할 수 있게 시민 참여를 독려하도록 한 것"이라며 "청년들이 생활 속 아이디어를 구체적 정책에 반영한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고 말했다.

c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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