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분쟁 중재때 부적절 처신 학교전담경찰관…법원 "징계 부당"
1·2심 모두 승소…항소심 "비위 행위 있지만 징계 지나치게 과중"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학교 전담 경찰관이 교내 분쟁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처신했다는 이유로 받은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내 1, 2심 모두 승소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4부(이승영 부장판사)는 경찰관 A씨가 "감봉 1개월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2014년 한 여고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참석해 심의 의결에 참여하고, 다른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 간 폭행 사건을 합의하는 학부모 회의에 참석해 발언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 과정에서 A 씨가 권한이 없음에도 회의에 참여했고, 공정성을 의심받게 처신하거나 합의를 결렬시키는 등 성실 및 친절·공정, 품위 유지의 의무 등을 위반했다며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A 씨는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소청심사위원회는 A 씨의 여고 관련 비위는 인정하기 어렵고, 초등학교 관련 비위는 인정되나 징계 양정이 과하다며 처분을 감봉 1개월로 변경했다.
A 씨는 다시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부모들이 합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분쟁을 조정하고 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비위 행위는 피해 학생 측 부모가 불만을 품고 악의적으로 제기한 것이고, 그 같은 부적절한 언행과 처신을 한 사실이 없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회의 녹취록과 초등학교 교장의 증언 등을 봤을 때 원고가 피고의 주장처럼 행동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학부모 간 화해·조정을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원고의 비위 행위가 존재했으니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면서도 감봉 1개월의 처분이 비위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회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증거가 없음에도 마치 피해자 측 보호자가 금전적 보상을 노리고 사건을 확대하는 것처럼 단정하는 발언을 했다"며 "또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해 학부모들의 혼란을 가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원고가 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고, 그런 발언으로 경찰의 품위를 심하게 저해하거나 국민 신뢰를 심하게 실추시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비위 행위는 '의무 위반 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니 '견책'에 해당하는데, 원고는 표창을 두 차례 받아 징계 감경 사유가 존재하므로 '불문 경고'도 가능하다"며 "1심 판결은 그 이유 설명은 적절하지 않으나 결론은 정당하므로 피고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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