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시위 다시 커져…'시위 가담' 야당대표 체포 항의
반러 시위 엿새째 수천명 의사당 앞서 집권당 비판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남(南)캅카스국가 조지아에서 반(反)러시아·반정부 시위가 엿새째 이어졌다.
25일(현지시간)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의 의사당 앞에서 야권 지지자 등 수천명이 모여 정부의 야당 대표 체포에 항의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이날 조지아 검찰은 야당 국민운동연합(UNM) 대표 니카 멜리아를 '대규모 폭력' 주도 혐의로 체포, 기소했다.
UNM은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이 창당한 야당이다.
검찰은 또 의회에 멜리아 의원의 면책특권을 박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시위는 이달 20일 러시아 하원의원 세르게이 가브릴로프가 조지아 의회 의장석에서 러시아어로 연설하는 모습에 조지아인의 반러 감정이 폭발하며 비롯됐다.
진압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져 200여명이 다쳤고, 일부는 경찰의 고무탄에 맞아 시력을 잃는 중상을 입었다.
시위대의 요구는 '러시아 반대'뿐만 아니라 강경 진압에 책임이 있는 내무장관 사퇴와 선거제도 개편까지 점차 확대됐다.
여기에는 집권당 '조지아의 꿈'보다 친서방 성향이 더 강한 '유럽 조지아당' 등 야권이 적극적으로 가세했다.
시위 닷새째인 24일 집권당의 비지나 이바니슈빌리 대표는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 선거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친러시아 재벌, 즉 '올리가르히' 정치인 이바니슈빌리는 조지아 민심을 자극한 러시아 의원 연설을 추진한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이바니슈빌리의 발표에 환호한 야권 지지자들은 하루 만에 시위에 가담한 야당 대표가 체포되자 다시 수천명이 모여 의사당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20여개 야당도 성명을 내고 "멜리아 의원 체포는 정치적 박해이며 야권에 대한 박해의 시발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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