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갉아먹는 '멸강충' 출현…경기지역 38.5㏊ 피해
"최근 고온 등으로 발육 속도 빨라…초기 방제가 중요"
(의정부=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강토를 멸망시킨다'는 악명이 붙을 정도로 옥수수 등을 닥치는 대로 갉아 먹는 해충 '멸강충'이 최근 계속된 무더위로 경기지역에 출현, 도가 긴급 방제에 나섰다.
27일 경기도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파주시와 고양시, 양주시 등의 옥수수와 수단그라스 농가 2㏊에 멸강충이 출현해 예찰과 함께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경기도가 파악한 도내 피해면적은 38.5㏊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멸강나방 발생지역에 대한 예찰을 각 시군에 전달하고 발견 즉시 방제할 것을 당부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5월 말부터 중국에서 날아온 멸강나방 성충이 꽃의 꿀을 먹은 후 지표면의 마른 잎에 알을 낳아 부화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멸강충의 크기가 5∼15㎜ 내외 정도지만 최근 고온 등으로 발육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멸강충은 잎에서 단맛이 나는 옥수수나 갈대, 벼, 귀리 등 '화본과' 식물을 주로 갉아 먹어 농가에 큰 피해를 준다.
현재까지 경기 북부 지역에서 벼 농가로 피해가 확산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옥수수 잎을 먹어치운 다음 벼로 옮겨가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번식력이 강하고 잡식성으로 한번 나타나면 벼나 옥수수 등의 잎과 줄기까지 갉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악명이 높다.
이름인 '멸강'은 '강토를 멸망시킨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애벌레에서 성충까지 자라는 데는 한 달가량 걸리며, 성충인 암컷은 한 번에 700여개의 알을 낳는다.
멸강충은 2∼3령기(유충이 탈피한 후 다음 탈피한 때까지의 기간)일 때는 살충제에 취약해 쉽게 방제할 수 있지만 4∼5령기에는 내성이 강해지기 때문에 초기 방제가 중요하다.
기온이 높은 낮에는 활동하지 않다가 해질녘 먹이를 찾아 왕성하게 활동한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주변을 잘 살펴 멸강충이 발생했으면 즉시 적용 농약을 살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4㎝ 이상 커지면 약을 뿌려도 잘 죽지 않아 미리 방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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