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폼페이오 비난…"수뇌 애써도 反北실무자로 비핵화 어려워"(종합2보)
北, 폼페이오 발언 오인 가능성…"北경제 80% 제재" 발언 후 '이란'으로 번복한 듯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류미나 기자 = 북한은 2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거론하며 북한에 적대적인 정책실무자들이 있는 한 비핵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에 경고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조미(북미) 수뇌분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하여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어느 한 기자회견에서 조미 실무협상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현재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고 이는 모두가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면서 제재가 조미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 듯이 궤변을 늘어놓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의 말대로 현재 미국의 제재가 우리 경제의 80% 이상에 미치고 있다면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미국의 목표인가"라고 반문하며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에서 채택된 조미 공동성명에 대한 정면도전이며 대조선 적대행위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이번 대변인 담화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3일 대이란 추가 제재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북한을 언급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설명을 마치고 대이란 추가 제재 관련해 답변을 시작하면서 "제재와 관련해선, 현재 북한 경제의 약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다. 모두가 이를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곧바로 "내 생각에 이것은, 이란 경제의. 그렇다, 이란 경제가 제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이란에 대한 연속 질답 과정에서 실수로 '북한'을 언급했다가 다시 '이란'으로 정정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대변인은 또 미국이 지난 21일 북한에 대한 기존 경제 제재를 1년 연장한 데 대해 "제재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의 야망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으며 오히려 더 노골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는 제재 해제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어 "우리 국가는 미국의 제재에 굴복할 나라가 아니며 미국이 치고 싶으면 치고 말고 싶으면 마는 나라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누구든 우리의 자주권, 생존권을 짓밟으려 든다면 우리는 자위를 위한 실력행사의 방아쇠를 주저 없이 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기자회견이 보도된 지 이틀 만에 비교적 수위 높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로 대응한 것은 최근 양국 정상의 친서 교환 등으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나온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이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의 대북협상 담당자를 비판할 때 중앙통신 기자와 질답 형식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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