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룡과 '프레너미' 관계인 중소기업, 불리한 증언 꺼릴수도"
워싱턴포스트 지적…"의회 반독점 조사하지만 보복 두려움이 장애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의회가 정보기술(IT) 공룡들에 대한 반(反)독점 조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거대 IT 기업들에 불리한 증언을 꺼릴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많은 중소 IT 기업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대형 IT 플랫폼과 전통적인 '프레너미'(frenemy·친구이자 적) 관계를 맺고 있다.
한편으로는 서비스를 놓고 경쟁하면서도 동시에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위해 대기업에 기대야 하는 것이다.
WP는 "이런 의존 때문에 일부 회사들은 구글 같은 IT 공룡에 대한 경쟁 제한 우려 등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출판그룹 디지털 콘텐트 넥스트의 최고경영자(CEO) 제이슨 킨트는 "구글은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 어떤 기업이든 살리거나 죽일 수 있다"며 "그들은 (출판물의) 배포와 사업화의 첫 번째 원천인데 그들을 거스르는 것에 이익이 있느냐"라고 말했다.
다른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관계 중심의 실리콘밸리 사업 문화도 경쟁 제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상층부로 갈수록 실리콘밸리 역시 좁은 사회라는 것이다.
WP는 "이는 하원의원들이 페이스북이나 애플, 아마존, 구글 등이 자신의 규모와 시장 지배력을 부당하게 사용해 신흥 경쟁자들을 방해하는지 조사하는 데 도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하원에서 반독점 조사를 이끄는 데이비드 시실린(민주·로드 아일랜드) 의원은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이 이들 플랫폼의 독점적 지배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실린 의원은 "대형 플랫폼들이 사람들을 자신의 플랫폼에서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은 회사를 문 닫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대형 IT 기업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털어놓는 기업이 일부 있기는 했다.
일례로 음악 가사 서비스업체인 지니어스는 구글의 영향력이 열린 인터넷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또 리뷰 웹사이트 옐프도 구글의 독점 문제에 대한 비판론자 중 하나다.
WP는 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CC)가 구글 등에 대한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회의 공개 증언보다 이런 조사가 중소 업체로서는 그들의 우려를 공유할 수 있는 더 비밀스러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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