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6·25 전쟁 참전유공자 오찬…靑초청 위로연은 처음
軍 의장대 의전…文대통령 "참전유공자들이 평화 길잡이 돼달라"
이전 행사때 배포했던 '김정은과 찍은 사진' 대신 감사카드 전달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 전쟁에 국군과 유엔군으로 참전한 유공자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위로연을 겸한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에는 국군 참전유공자 141명, 유엔군 참전용사 재(再)방한 사업으로 한국을 방문한 미군과 교포 참전용사 37명 등 참전유공자와 유가족 182명이 참석했다.
그간 국군의 날 등의 계기에 6·25 전쟁 참전유공자들이 현역 장병들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된 적은 있었지만, 대통령이 참전유공자들만 따로 청와대로 초청해 위로연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는 팡파르단과 군악대의 연주가 진행되는 가운데 3군 의장대 180명을 도열해 의전을 하는 등 참전유공자들에게 예우를 갖췄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박한기 합참의장 등 한미 양국의 정부 및 군 고위관계자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6·25 전쟁 참전용사 한 분 한 분이 대한민국 역사의 주인공"이라면서 "참전용사 여러분의 헌신과 애국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되는, 국민을 위한 평화를 만들겠다"며 "참전유공자들께서 평화의 길잡이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행사에서는 6·25 전쟁과 관련한 참석자들의 사연이 소개되기도 했다.
전쟁 당시 프랑스 대대에 소속돼 화살머리고지 전투에 참전한 박동하(94) 선생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나의 전우들에게'라는 제목으로 쓴 편지를 낭독했다.
박 선생은 전사한 전우의 시신을 수습하던 때를 회상하며 최근 화살머리고지 유해 발굴 소식에 기대감을 표했다.
부산 용문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캠밸 에이시아(13) 양은 '만나고 싶었습니다'라는 제목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전쟁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캐나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에이시아 양은 유엔군 참전용사들을 만나 손녀 역할을 하는 '민간 외교관'으로 유명하다.
에이시아 양은 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에 참전해 유색인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역사상 최고의 전쟁영웅 16인에 선정됐던 고(故) 김영옥 대령 등의 이야기를 현장감 있게 전했다.
미 해병 제1사단 소속으로 인천상륙작전 등에 투입됐던 조셉 벨란저(89) 씨는 "한국의 발전상이 놀랍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참전유공자들에게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시계와 건강식품을 선물했다.
또 감사의 마음과 함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이뤄 참전용사의 용기와 애국에 보답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카드를 참전용사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새겨 전했다.
지난 4일 국가유공자·보훈가족 초청 오찬 당시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채 배포돼 천안함 피격 희생자 유족 등 일부 참석자들의 반발을 불렀던 소책자는 이번에는 제공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당시 해당 소책자를 두고 "통상적으로 오·만찬에 참석하는 분들에게 대통령 활동을 소개하고자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게 해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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