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공직 생활 절반이 홍보…후회 없이 떠납니다"
퇴임 앞둔 서울 서초구 함대진 국장 "소통 없는 행정은 죽은 행정"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서울 자치구에서 '홍보맨'으로 활약한 함대진(59) 서초구 기획재정국장이 약 18년간의 현장 활동을 뒤로하고 현업에서 물러난다.
함대진 국장은 21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일했기에 아쉬움은 없다"며 "당분간 쉰다고 생각하니 시원섭섭은 커녕 시원하기만 하다"며 웃었다.
함 국장은 다음 달 1일부터 1년간의 공로연수에 들어가 내년 6월 33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친다. 공직 생활의 절반이 넘는 17년 6개월은 홍보 업무에 몸담았다.
1987년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8년부터 송파구 공보업무를 시작으로 노원구 홍보체육과장, 서울시 홍보기획팀장 등을 거쳐 2016년부터 서초구에서 3년간 홍보담당관으로 일했다. 올해 기획재정국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주민소통 활성화 추진단장을 겸하며 소통 업무를 아울렀다.
함 국장은 특유의 적극성과 성실성으로 2005년과 2006년 2회 연속 서울시 기자단이 뽑은 '올해의 으뜸 홍보맨'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0년에는 그간의 홍보 노하우를 담은 책을 출간했고, 올해는 또 다른 홍보 전략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한 강의만 30회가 넘는다.
열성적으로 일하다 보니 목디스크, 위염 등 각종 질환을 달고 살았다. "홍보 체질"이라는 얘기를 선배들로부터 들었지만, 스스로 "홍보맨은 종합병동"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럼에도 현장을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그는 사명감을 꼽았다.
함 국장은 "홍보는 곧 소통이며, 소통은 이 시대 지자체 공무원의 필수 덕목"이라며 "소통 없는 행정은 죽은 행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진실한 자세로 소통하고, 발품을 팔아야 한다"라며 2002년 노원구 근무 당시 학원이 밀집한 중계동 은행사거리를 누비며 '강북의 대치동'으로 홍보했던 일화를 들었다.
함 국장은 "이후 '강북 8학군' '교육특구 노원'이라는 애칭이 따라붙기 시작했다"며 "지역의 이미지 전환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그는 앞으로 6개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책 출간에 맞춰 홍보 강의를 다닐 계획이다.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한 소설 '꼰대 아리랑'(가칭)도 준비 중이다.
함 국장은 "후배들에게 늘 흐르는 사고를 갖고, 민(民)의 입장에서 일을 하라는 얘기를 해왔다"며 "앞으로도 교과서적인 얘기가 아닌 내 경험을 들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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