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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지방자치] 전북, 내연기관車 생산지에서 전기차 집적단지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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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지방자치] 전북, 내연기관車 생산지에서 전기차 집적단지로 변신
GM 철수한 군산·새만금산단에 전기차 완성차와 부품업체 등 입주 계획
전기차 모델 개발·전기 핵심부품·경량부품 등 개발 지원



(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누비라, 레조, 라세티, 올란도, 크루즈, 쉐보레….
이는 자동차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들어봤을 만한 차량 브랜드로 휘발유, 경유, LPG를 태워 달리는 내연기관 자동차다.
이들 차량은 1990년대 후반부터 대우자동차, 2002년부터 GM DAEWOO, 2011년부터는 한국지엠이라는 회사 명의로 전북 군산에서 생산한 자동차다.
중·대형 트럭을 생산하는 타타대우도 군산에 공장을 둔 대우자동차에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이처럼 군산은 다양한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며 '자동차의 고장'으로 이름을 드높였다.
그런 군산과 인근 새만금이 이제는 국내 최고의 전기자동차 집적단지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 바다 메우고 세운 자동차공장…전성기 구가하다 쇠락·폐쇄
군산은 대우자동차가 1996년 군산시 소룡동 인근 바다를 매립해 공장을 세우면서 자동차생산기지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해 12월 '누비라 1호 차'를 출고했고 2018년까지 누비라, 레조, 라세티, 쉐보레 올란도, 크루즈, 크루즈 터보, 올 뉴 크루즈 등을 생산했다.
군산공장은 최신 자동화 시스템과 자체 주행시험장은 물론 군산항에 자동차 전용부두까지 갖췄다.
잘 나갈 때는 협력업체 130여곳, 노동자 1만2천여명을 고용했다.
군산공장은 유니폼을 입으면 어디에서든 외상이 가능한 최고 직장이었다.
그러나 2011년 26만대를 정점으로 내리막으로 가더니 2018년 경영난과 구조조정을 이유로 5월 말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결국 문을 닫았다.
'자동차의 고장, 군산'에서는 더 자동차가 생산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군산지역 부품·협력업체는 대부분 도산하고 노동자들은 실직하거나 군산을 떠났다.
지역 경제는 1년 전 터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후유증까지 겹치면서 위기에 빠졌다.
'군산공장 매각 및 재가동'만이 해답이었다.
전북도, 군산시 등이 '미래에도 지속할 수 있고, 고용창출 및 유지가 가능한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정부도 도왔다.
이런 노력 덕에 불과 10개월 만에 군산공장은 현대차 1차 협력사인 명신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중견기업 명신은 2천550억원을 들여 군산공장 부지와 생산라인을 사들이기로 했다.


◇ 군산서 전기차 생산…새만금에도 전기차 업체 '쇄도'
명신이 군산공장에서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할 거라는 세인의 예상과 달리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명신은 하반기 시험가동에 들어가고 연구개발 인력도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2021년부터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연간 5만대가량을 만들고, 2025년부터는 자체 모델로 연간 15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명신에 최대 160여억원의 투자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군산은 2년 후부터 '자동차가 아닌 전기자동차의 고장'의 새 명성을 얻을 기회를 갖는다.
'명신 군산공장'과 불과 10분 거리의 새만금산업단지에도 전기차 생산업체들이 잇따라 들어올 예정이다.
중국 쑹궈모터스와 합작계약을 체결한 SNK모터스가 2021년까지 새만금산단에 전기자동차 조립 공장을 건립, 2021년부터 연간 1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나노스는 중국 상용차업체 체리그룹과 손잡고 한국형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 설립을 약속했다. 이곳에서는 2021년부터 연간 5만대가 생산된다.
에디슨모터스, 대창모터스, 코스텍, 엠피에스코리아 등 중소기업 4곳의 컨소시엄이 38만㎡에 970억원을 투자하기로 지난 5월 협약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전국 지자체에 전기버스를 공급하는 전기자동차 버스 분야 강소기업이다. 대창모터스는 탑승형 전동카트와 초소형 전기차를 공급하는 중견업체다.
이들 기업은 물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주주로 참여해 투자기업 진단, 정책자금 지원, 수출 컨설팅을 해준다.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군산과 새만금에서는 2021년부터 연간 30대 이상의 전기자동차가 생산된다. 이는 전기자동차 생산 규모로는 국내 최대다.
이에 따라 전북은 명실상부한 전기자동차 생산기지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 군산·새만금에 전기차 완성차·부품업체 집적단지 조성
이 같은 전기차 완성업체에다 관련 협력업체, 부품업체까지 입주하면 군산과 새만금은 전기차 집적단지(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군산과 새만금은 다수의 전기차 완성업체에, 전기차 주요 소비국인 중국과 인접한 데다 새만금 신항만이 건설 중이어서 수출에 유리한 장점을 지녔다.
정부와 전북도의 적극적인 후방 지원과 함께 세금 감면 및 투자 보조금 등의 혜택도 매력적인 요소다.
전북도는 전기차 완성업체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반제품 조립(KD)에서 자체 모델 개발 또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전환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는 주문자 수요나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제품 설계부터 생산까지 할 기술력을 확보해주려는 취지다.
전기차 경쟁력 제고와 노동자 고용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갈 방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전기·전자부품, 공용부품의 개발을 지원해 조기 양산 체제를 갖추도록 도울 계획이다.
배터리 모듈, 전력 모듈, 전기 충전기, 전력계통 등 전기차 핵심부품뿐 아니라 차량 문, 시트, 보닛, 운전자 편의 부품 등도 생산 지원 대상이다.
이들 부품을 내연기관 차량에도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력 부품과 배터리 모듈의 '통합 플랫폼 개발'을 지원, 중복생산 대신 협력생산 체제 정착을 도울 방침이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전기차 기업들 투자가 이뤄지면 전북과 새만금이 전기자동차 산업의 집적·선점기지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기업이 이른 시일에 공장을 가동하도록 행정,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k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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