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봉 서훈 반대한다" vs "백선엽 훈장 박탈하라"(종합)
보훈단체들 '김원봉-백선엽' 놓고 '격한' 찬반집회
경찰, 현장에 경력 수백명 배치해 만일의 사태 대비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약산 김원봉 서훈'과 '백선엽 장군 친일논란'을 둘러싸고 20일 오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보훈단체 간의 공방이 벌어졌다.
예비역 군인단체인 재향군인회(향군) 소속 회원 300여 명(향군 측 추산)은 이날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김원웅 신임 광복회장에 대한 '규탄 집회'를 열었다.
김 회장이 지난 1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예방한 것과 관련, 백 전 대장의 일제 간도특설대 복무 경력 등을 거론하며 "국가 정체성을 부인하고 항일독립정신을 외면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낸 데 대한 반발이다.
향군 회원들은 이날 "창군 원로를 모욕하는 것은 국군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약산 김원봉 서훈 논란과 관련해서도 "아무리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하더라도 북한 정권수립에 기여한 인물은 대한민국 국가유공자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집회에 '김원봉 서훈 절대 반대!', '김원웅 국민 앞에 사죄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도 동원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는 독립운동기념사업회들의 연합체인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 회원 50여 명의 '맞불집회'도 동시에 전개됐다.
이들은 '친일파 간도특설대 백선엽 지적이 국군 창군을 부정하는 것이냐' '노덕술 훈장박탈!'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향군 회원들의 광복회 앞 집회에 강하게 반발했다.
노덕술은 일본강점기 때에는 친일파로 활동하다 이승만 정권에서 '반공투사'로 인정받아 훈장까지 받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현장에서 배포한 '재향군인회의 자기성찰을 기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재향군인회의 광복회 항의 방문을 보면서 해방 후 우리 사회의 만악은 친일이 청산되지 않은 데서 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광복회가 백선엽의 친일·반민족 행적을 거론한 것이 '국론분열'"이냐고 반문하며 "재향군인회가 친일·반민족의 썩은 뿌리를 잘라내고 민족을 지키는 조직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항단연와 광복회 측은 향군의 이번 광복회 앞 집회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다음 달 3일 향군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은 집회 현장에 수백 명 규모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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