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없어 호텔·식당 문 닫아…인도 첸나이 최악의 물 부족 사태
수돗물 공급 40% 감축…현대차 등 한국 공장도 절수 프로그램 가동
폭염에 우기 늦어져 극심한 가뭄…이달 말 몬순 시작되면 해소될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폭염과 우기 지연으로 인도 대부분이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첸나이 등 최남단 지역이 특히 최악의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이미 첸나이 시내 수돗물 공급량이 40% 줄었고, 일부 호텔과 식당 등은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 등 피해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현대차, 삼성전자 등 첸나이 소재 한국기업 공장은 현재까지는 생산에 지장이 없지만 물 부족 사태가 더 길어지면 역시 악영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19일 인도 NDTV,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와 업계에 따르면 남부 타밀나두주(州) 주도인 첸나이 당국은 최근 시내 수돗물 공급량을 40% 줄였다.
이에 수도가 없거나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곳의 주민은 물탱크 차량을 통해 용수를 구해야 하는 형편이다.
그나마 물탱크차 공급도 시원치 않아 물값은 평소의 두 배로 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서민 대부분은 식수만 겨우 구할뿐 몸을 씻거나 옷 세탁을 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질도 '공업용수' 수준으로 크게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푸니타는 NDTV에 "우리 아이들은 요즘 학교에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오전 1시나 2시에 물탱크차를 통해 공급받는 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우기인 몬순(계절풍) 시즌에 연 강수량의 대부분이 집중되는 데다 수자원 관리 인프라마저 열악해 우기 이외의 기간에는 대체로 물 부족에 시달린다.
실제로 농경지 대부분에는 관개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으며, 수도 뉴델리에도 전체 주택의 20% 정도에는 수도관 시설이 없을 정도라 가뭄이 닥치면 속수무책이다.
올해는 첸나이가 직격탄을 맞았다.
첸나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가뭄에 더 취약한 곳인데 올해는 몬순 시즌이 늦어지면서 피해가 더욱 커진 것이다.
실제로 첸나이 인근 4개의 주요 저수지와 지하수 대부분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화장실 용수 등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물마저 부족해지자 일부 회사는 직원에게 아예 재택근무를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역시 같은 이유로 첸나이의 일부 호텔은 이미 며칠째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주요 식당도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역시 문을 닫았다.
현대차, 삼성전자 등 첸나이 인근 한국기업 공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평소 대규모 빗물 저장소 등을 여러 곳 확보하고 있어 공장 가동엔 이상이 없지만 만일을 대비해 용수 재활용, 절수 등을 통해 물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인 상태다.
한편, 인도는 지난달 말부터 최악의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서부 라자스탄주의 사막 도시 추루는 지난 1일 최고 50.6도를 기록했고, 뉴델리도 지난 10일 21년 만에 최고인 48.0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최근 3일 동안 북부 비하르주에서만 100여명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등 최근 인도 전역에서 수백명이 더위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같은 인도의 폭염과 가뭄은 조만간 몬순 시즌이 시작되면 대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3∼4일 내로 타밀나두주와 인도 동북부에서 몬순 시즌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7월 첫째주면 북부까지 우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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