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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너핸 美국방대행 가정폭력 보도에 사퇴…새 대행에 에스퍼(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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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너핸 美국방대행 가정폭력 보도에 사퇴…새 대행에 에스퍼(종합2보)
이란과 긴장 고조속 국방장관 공석사태 길어질 듯
에스퍼, 폼페이오와 육사 동기…트럼프 "장관에 곧 지명할 듯"


(서울·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백나리 특파원 = 미국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이 과거 가정폭력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전격 사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훌륭하게 일해온 섀너핸 대행이 인준 절차를 밟지 않고 가족에게 더 시간을 쏟기로 했다. 그의 뛰어난 봉사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섀너핸 대행도 성명을 내고 "세 자녀가 가족의 삶에서 정신적 외상을 초래할 시기를 겪지 않도록 (사퇴) 결정을 내렸다"면서 "고통스럽고 매우 개인적인 오래전의 가족 상황이 들춰져 유감스럽다"고 자진사퇴를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육군성 장관을 새 국방장관 대행에 앉히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사퇴 이후 계속된 국방장관 공석 상태는 더욱 길어지게 됐다.
미 언론도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국방부 리더십 부재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에스퍼를 곧 국방장관에 지명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섀너핸 대행의 갑작스러운 사퇴와 관련해서는 "내가 물러나라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상황을 잘 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섀너핸 대행이 오늘 오전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고 사퇴 의사를 전했다"면서 "이는 100% 섀너핸 대행의 결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섀너핸 대행이 연루된 과거 가정폭력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2010년 8월 아내 킴벌리가 경찰에 전화해 남편이 자신의 배를 때렸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은 킴벌리를 가정폭력 혐의로 입건했으며, 이후 두 사람이 이혼했다고 전했다.
WP는 섀너핸 대행의 10대 아들이 야구 배트로 엄마를 때려 처벌받은 적이 있다고도 보도했다.
섀너핸 대행은 매티스 전 국방장관 때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과 거의 이견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평가하는 등 결이 다른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섀너핸 대행은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열린 아시아 최대 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중국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등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또 지난 3일에는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정경두 국방장관을 만나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사퇴 발표는 섀너핸 대행의 방한이 이뤄진 지 보름여 만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

섀너핸 대행의 자진사퇴로 국방부 장관 공석은 당분간 더 길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매티스 전 장관은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방침에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매티스 전 장관은 당초 올해 2월 퇴임하겠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1일자로 섀너핸 대행을 장관 대행으로 임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섀너핸 대행을 정식 장관에 지명했으나 한 달 넘도록 상원에 인준 요청을 하지 않아 지명을 철회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새 국방장관 대행이 될 에스퍼는 2017년 11월 육군성 장관이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미국의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동기로 가까운 사이다.
25년간 육군과 버지니아 주방위군에서 복무했으며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냈고 방산업체 레이시온에서 대관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대(對)테러전보다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등 중국의 군사력 증대에 강한 경계심을 표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 대행은 다음 주부터 본격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섀너핸 대행의 사퇴는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펜타곤 리더십에 대한 불확실성에 기름을 부은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WP도 섀너핸 대행의 사퇴가 군 지도부에 불확실성의 요소를 추가한 것이라고 평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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