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타차 뒤집은 이다연, 메이저 한국여자오픈 제패(종합)
최종일 2언더파…이소영은 5타 잃어 준우승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작은 키에도 장타를 펑펑 날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4년차 이다연(22)이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3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 트로피로 장식했다.
이다연은 1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3회 한국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4라운드 합계 4언더파 284타로 정상에 올랐다.
데뷔 동기이자 작년 다승왕(3승) 이소영(22)을 2타차로 따돌린 이다연은 생애 첫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쁨을 누렸다.
우승이 확정된 뒤 눈물을 훔친 이다연은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어서 스스로 인정을 해주지 못했다.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더 열심히 해서 성적을 내보자 다짐했는데 나 자신을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다연은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 선두로 올라섰지만 3위에 그쳤던 아쉬움도 털어냈다.
지난해 5월 E1 채리티 오픈 우승 이후 1년 만에 통산 3승 고지에 오른 이다연은 상금 2억5천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2위(3억5천938만원)로 올라섰다.
이다연은 5천만원 짜리 카니발 리무진 승합차와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기아클래식 출전권도 받았다.
메이저대회 우승자에 주어지는 4개 시즌 시드도 챙겨 2022년까지 시드 걱정도 덜었다.
이소영에 5타 뒤진 공동4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다연은 선두권에서는 혼자 언더파 스코어를 만들어내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3번(파3), 4번홀(파4) 연속 버디로 역전극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다연은 경쟁자들이 강한 바람과 빠르고 단단한 그린, 까다로운 핀 위치 탓에 타수를 까먹는 사이에 꿋꿋하게 버텼다.
7번홀(파3)에서 3퍼트 보기로 1타를 잃었지만 10번홀(파5)에서 10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이다연은 어느새 이소영에 1타차까지 따라붙었다.
10번홀(파5)과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낸 이소영과 공동선두가 된 이다연은 이소영이 13번홀(파4)에서 또 1타를 잃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다연은 남은 홀에서 1타도 잃지 않고 선두를 지킨 끝에 우승까지 내달렸다.
13번홀(파4)에서 4m, 16번홀(파3)에서 7m 거리의 파퍼트를 성공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다연은 "마지막 홀까지 내 스코어도 몰랐다. 다른 선수 스코어도 안 봤다. 선두에 오른 지도 몰랐다"면서 "타수차가 컸지만 코스가 어려워 기회가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공격적으로 플레이한 게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소영은 여러차례 맞은 버디 기회를 한번도 살리지 못하고 5타를 잃고 2위(2언더파 286타)에 만족해야 했다.
1오버파 73타로 선전을 펼친 한진선(22)이 3위(1언더파 287타)를 차지했다.
4라운드 합계 언더파 스코어를 제출한 선수는 이다연, 이소영, 한진선 3명 뿐이다.
버디 5개를 뽑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친 장하나(27)가 전날 공동31위에서 6위(2오버파 290타)로 수직 상승했다.
4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친 선수는 이다연, 장하나, 2언더파를 친 이가영(20)과 1타를 줄인 나희원(25) 등 4명에 불과했다.
디펜딩 챔피언 오지현(23)은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31위(8오버파 296타)로 대회를 마쳤다.
상금랭킹 1위이자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최혜진(20)은 이날도 5타를 잃어 공동47위(10오버파 298타)에 그쳤다.
최혜진이 올해 40위 밖으로 밀린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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