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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10대, 차 사고 비상…면허도용·공유앱으로 맘대로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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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10대, 차 사고 비상…면허도용·공유앱으로 맘대로 대여
청소년 렌터카 사고 큰 폭 증가…최근 4년간 7명 사망, 792명 부상
면허증·얼굴 육안 대조가 전부…"지문인식 등 인적사항 도용 방지 시급"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면허도 없는 10대 청소년들이 남의 면허증 도용 등으로 차를 빌린 뒤 운전하다 사고를 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근절 대책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17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고등학교 중퇴생 이모(17)군은 지난달 25일 렌터카 업체에서 승용차를 빌린 뒤 여자친구와 함께 타고 다니다 화물차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이군은 길에서 주운 40대 남성의 운전면허증을 들고 마스크를 쓴 채로 렌터카 업체를 찾아가 승용차를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알아차린 업체 직원들이 쫓아가자 이들을 차로 들이받으려 하는 등 위협까지 했다.
경찰은 이군을 특수폭행·점유이탈물횡령·무면허운전·공문서부정행사 등 혐의로 체포해 입건한 뒤 자세한 범행 경위와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올 3월 강원도 강릉에서는 청소년 김모(19)군 등 10대 남녀 5명이 한 유명 카셰어링 업체에서 승용차를 빌려 운전하다 승용차가 바다로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김군 등은 자신들보다 나이가 많은 동네 지인 A(22)씨의 카셰어링 앱 계정으로 차를 빌려 운전하다 승용차를 인수한 지 37분 만에 변을 당했다.
숨진 10대들 중 2명에게는 운전면허가 있었으나 해당 카셰어링 업체 이용 조건인 '만 21세 이상·운전면허 1년 이상'에는 해당하지 않아 지인 명의를 쓴 것으로 보인다.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10대 청소년 등 20세 이하 운전자가 렌터카를 무면허로 몰다 일으킨 교통사고는 2015년 83건, 2016년 101건, 2017년 141건, 2018년 132건으로 전반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다. 4년간 이런 사고로 7명이 숨지고 792명이 다쳤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무면허로 렌터카 등을 빌려 운전하다 사고를 내는 경우가 늘다 보니 업체들도 인증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전에도 면허증을 도용한 미성년자가 차를 빌렸다가 접촉사고를 내 피해를 본 적이 있다"며 "면허증 사진과 실제 얼굴이 다른 것 같으면 면허증에 적힌 주소를 불러 보라고 하지만, 인적사항을 외워서 답하면 달리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렌터카 업체 직원은 "예약할 때 면허증과 주민등록증을 미리 받아 스캔해 놓고 차량을 빌려주기 전 대조하는 식으로 도용을 방지하고 있다"면서도 "무면허는 아니었지만,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미성년자가 다른 사람 명의로 차를 빌려 운전하다가 들킨 적이 있어 직원 교육을 더 철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마다 나름대로 본인확인 절차를 두고 있기는 하나 표준화한 시스템이 없고, 면허증 사진과 얼굴을 단순히 육안으로 대조하는 게 거의 전부여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렌터카 업체나 차량공유 서비스마다 신원확인 절차가 천차만별이라 현재 방식으로는 면허 도용을 100%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문인식 등 면허 도용을 막을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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