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문 대통령의 거듭된 대화 촉구에 북한의 화답 있길
(서울=연합뉴스) 북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북한에 대화에 호응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국민 간 신뢰, 대화에 대한 신뢰, 국제사회의 신뢰를 제안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노르웨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속한 만남을 촉구하고 양 정상 회동 이전에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 데 이은 것이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이후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며 문 대통령의 대화 희망과 의지가 잇달아 표명돼 어떤 식으로든 북미 및 남북 간 대화가 다시 열리지 않겠냐는 관측을 가능케 한다.
더욱이 이희호 여사 별세에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조의를 표하자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남북대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로 충분히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밝힌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고위관계자는 김 부부장은 그 지위와 상관없이 상징성과 대표성이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도 했다. 한미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김 위원장의 친서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지만 한미 모두 긍정적인 시그널이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친서에는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강조한 대미 메시지가 포함됐다는 분석이 많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남북 및 북미 간 대화의 물꼬를 틀 모종의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낙관할 만한 움직임과 정황으로 읽힌다.
만남 여부와 그 시기 결정은 김 위원장에게 달렸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대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간 형국이다. 문 대통령은 오슬로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는 남북 간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닌 대화라며 여러 차례 대화와 신뢰를 강조했다.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의 이행 필요성도 역설했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란 난제 외에도 남북은 교류협력 재개라는 상대적으로 가까이 있는 과제도 안고 있다. 시급하게는 북한에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협력이 있고 더 나아가면 철도ㆍ도로 연결,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가동 재개 문제도 풀 수 있다. 서로 의심하며 교착을 지속한다면 그나마 쌓아온 신뢰가 약해지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조속한 대화와 교류 재개가 필요하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룬 공감대를 기반으로 일단 만나서 새롭게 접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북한의 화답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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