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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출' LG 한선태와 '양신' 양준혁의 특별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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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출' LG 한선태와 '양신' 양준혁의 특별한 인연
양준혁 "한선태 나왔던 청소년 야구대회, 내 인생도 바꿨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선태야, 잘 되면 나랑 좀 보자. 지금은 아니고 잘 되면."
'양신'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13일 서울 잠실구장 더그아웃에서 LG 트윈스의 '비선출'(非선수출신) 투수 한선태(25)의 어깨를 두들기며 한 말이다.
한선태가 생애 처음으로 잠실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한 이후였다.
한선태는 한 번도 학교 야구부를 거치지 않았지만, 지난해 2019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마지막 10라운드에 전체 95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이변'의 주인공이다.
그는 퓨처스리그 16경기에서 20이닝을 던지며 1패 1홀드 1세이브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0.45에 불과하다.
아직 1군에 올라올 정도는 아니지만, LG는 한선태의 성장을 기대하며 1군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불렀다.
양준혁도 한선태의 성장을 기대한다. 특별한 인연이 있기에 더욱 특별한 마음으로 그의 성장을 바라고 있다.


때는 양준혁이 삼성 라이온즈에서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은퇴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준혁은 은퇴 경기 입장료 수입 일부를 전달받아 의미 있는 행사를 개최했다.
그해 10월 대전에서 열린 '제1회 양준혁 전국청소년 야구 대축제'였다. 정식 야구부 선수들이 아닌 동아리로 야구를 즐기는 선수들을 위해 만들어준 대회다.
이 대회에 당시 16살이던 한선태도 참가했다.
한선태는 그때를 떠올리며 "동네에서만 야구하다가 대회에 나간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큰 대회는 처음이었다"며 웃었다.
큰 대회 마운드에 오르는 짜릿함을 경험한 한선태는 이후에도 야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평범한 학생으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기는 했지만, 사회인야구를 거쳐 2017년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해 '선수'가 됐다.
파주 챌린저스에서 언더핸드에서 스리쿼터로 투구 폼을 바꾸면서 구속도 시속 140㎞대로 올린 그는 지난해 올해 일본 독립리그 도치기 골든브레이브스에 입단해 구속을 시속 140㎞ 후반대로 더욱 끌어 올렸다.
이를 토대로 한선태는 지난해 KBO 해외파 트라이아웃에서 시속 146㎞ 공을 던져 주목을 받았고, LG 지명을 받는 데 성공하면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2010년 대전에서 열린 청소년 야구대회의 나비효과는 양준혁에게도 미쳤다.
양준혁은 은퇴 후 코치의 길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에 코치 연수를 가는 것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양준혁은 첫 대회를 개최한 이후 청소년에게 야구를 꿈을 주는 장학재단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굳혔고, 2011년 양준혁 야구재단을 세웠다.
양준혁은 "그 대회가 내 인생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제는 양준혁이 한선태를 보며 희망을 키운다.
양준혁은 "불펜 피칭을 보니 힘이 있더라. 표정에 긴장감도 없다. 충분히 프로에서 통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한선태가 프로에서 잘되면, 영화에서나 나올 일이 이뤄지는 것이다. 선수가 아니었는데 야구를 한다는 것은 영화다"라며 "한선태 얼굴을 보니 꿈을 이뤄서 그런지 표정이 행복해 보이더라"라며 뿌듯해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한선태는 "다른 사람들도 밝은 표정이 좋다고 계속 그렇게 하라고 말씀해주시더라"라며 활짝 웃었다.
한선태는 "잠실에서 던지는 기회를 받은 것으로도 한 걸음 나아갔다고 생각한다"며 "퓨처스 25경기가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기회가 되면 퓨처스 올스타전에도 나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잘 준비해서 9월에 1군 엔트리의 부름을 받거나 마무리 캠프에도 나간다면 기쁠 것이라며 희망을 키워나갔다.
한선태는 "SNS 쪽지로 청소년들이 어떻게 선수가 되느냐고 많이 물어본다. 제가 잘해야 다른 사람들도 선수 기회를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선수 출신은 역시 안 돼'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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