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배드민턴 스타' 리총웨이, 암 투병으로 은퇴(종합)
(자카르타·서울=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최인영 기자 = 세계적으로 유명한 말레이시아 배드민턴 선수 리총웨이(36)가 암 투병으로 인해 은퇴를 선언했다.
13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리총웨이는 작년 7월 코에 암이 발병했다는 진단을 받은 뒤 대만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올해 1월 훈련에 복귀했다.
하지만, 현재 건강 상태로는 내년도 도쿄올림픽 출전 준비를 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은퇴를 발표했다.
리총웨이는 2006년 24세의 나이로 배드민턴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오랫동안 '배드민턴 스타'로 사랑받았다.
그는 "당분간 쉬면서 아내와 어린 두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며 "차세대 배드민턴 선수 육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총웨이는 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그동안 나 자신과 조국을 위해 경기를 했다"며 "이제는 아버지 역할을 하고 싶다. 아이들이 제대로 된 남자로 자라고,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것을 보고 싶다"고 은퇴 사유를 밝혔다.
이어 "이번에 도쿄에 가지 못하고, 금메달을 안겨줄 수 없는 점은 죄송하다"며 "하지만 그동안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9년의 배드민턴 선수 인생을 끝낸다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리총웨이는 감정에 복받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거나 눈물을 훔쳤다.
리총웨이는 올림픽에서 3차례 은메달을 획득하고, 세계대회에서 69개의 타이틀을 따낸 배드민턴 영웅이나 말레이시아 최고의 스포츠 스타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남자복식 세계 랭킹 1위에는 348주 동안 올랐다.
리총웨이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라이벌 린단(중국)에게 가로막혀 은메달에 머물렀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준결승에서 린단을 꺾고도 결승에서 천룽(중국)에게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총웨이는 또 "20년 동안 나의 선수 인생을 지켜봐 온 미디어도 그리울 것"이라며 선수로서 하는 마지막 기자회견 소회를 전했다.
셰드 사디크 압둘 라흐만 말레이시아 체육장관은 "리총웨이는 모든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영웅"이라며 "리총웨이와 같은 또 다른 인물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사람은 일생에 한 번만 나올 것"이라고 스포츠 스타의 퇴장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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