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 정규직 전환 갈등에 불똥 튄 전시업체 "배상하라"
아트부산 "VIP 행사 때 노조원 입구에 둘러앉아 방해"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벡스코와 용역업체 노조 간 처우개선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전시 방해로까지 이어지면서 전시업체 측이 벡스코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13일 부산 전시업계에 따르면 벡스코에서 미술품 전시행사인 '아트부산 2019' 행사를 연 '아트쇼부산' 측이 벡스코에 전시 차질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지난 3일 공문을 보냈다.
'노조 연합 불법 점거 및 농성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건'이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30일 아트부산 첫 행사인 VIP 오픈때 전시장 입구에 둘러앉아 진입을 방해한 벡스코 용역업체 직원 노조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아트쇼부산은 노조가 2홀 전시장 입구를 점거했고, 세계적인 미디어 작가 작품이 표출되는 전광판 아래에 모여 관람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와 벡스코에 조치를 요구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1시간가량 방해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아트 부산은 나흘간 관람객 6만3천명, 거래 규모 150억원, 해외 갤러리 참가만 58곳에 이를 정도로 국내에서는 큰 행사다.
아트쇼부산 한 관계자는 "노조 측에 장소를 옮겨달라 요구했지만, 벡스코 잘못으로 인해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벡스코에 책임을 물으라며 적절한 조치를 해주지 않았다"면서 "이 전시를 위해 1년을 노력해온 아트 부산 전 직원과 갤러리 협찬사는 참담한 심정이었고, 임대 계약을 한 벡스코가 적절한 현장 조치를 하지 않은데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아트쇼부산처럼 직접 손해배상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말 벡스코에서 전시행사를 한 업체 1곳도 비슷한 이유로 벡스코 측에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지난 12일 열린 철도기술대전 행사에서는 노조가 오거돈 부산시장의 벡스코 진입을 막아 오 시장이 행사에 늦기도 했다. 벡스코는 부산시 출자기관이다.
벡스코는 최근 자회사를 설립해 경비·주차·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용역업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해당 노조와 처우개선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2일부터 벡스코 옥외전시장에서 집회 차량과 현수막을 이용해 시위하고 있다.
벡스코 한 관계자는 "정규직 의무전환 대상 기관이 아님에도 용역업체 노동자 권익을 위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협약서까지 체결했는데 해당 노조가 이후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벡스코 전시에 방해되는 현수막을 철거하고 시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법률검토를 통해 노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아트부산 행사가 있던 날 벡스코 측이 노조가 기존에 아무런 문제 없이 쓰던 회의실을 못 쓰게 하며 노조탄압을 해 직원 교육 장소가 없어 부득이 전시장 앞에서 20분가량 교육을 진행한 것일 뿐"이라면서 "벡스코가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정부 지침보다 못한 불합리한 처우개선 방안만 강조하고 일체 면담과 협상을 거부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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