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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젊은 외교관들처럼 학생들도 사회적 역할 고민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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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젊은 외교관들처럼 학생들도 사회적 역할 고민해주길"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총괄 김종헌 배재대 교수 '보훈콘서트'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130년 전 미국에 홀로 건너가 대한제국의 독립과 자주외교 의지를 불태웠던 젊은 외교관들처럼 여러분도 스스로 삶을 개척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해보길 바랍니다"
김종헌 대전 배재대 건축학부 교수가 12일 교내 강당에서 고교생 300여명과 보훈을 주제로 대화를 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재개관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공사 총괄을 맡은 바 있다.
그는 6년 가까이 이어진 복원 과정에서 느낀 생각과 대한제국 젊은 외교관들이 가졌던 독립·자주외교 의지를 학생들에게 담담하게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먼저 13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제안했다.
그는 1889년 2월 13일 주미대한제국 공사관이 처음 문을 연 당시 대한제국이 처한 시대 상황과 이 건물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했다.
일본과 러시아가 넘보는 위기 속에서 중국의 속국에서 벗어나려는 대한제국의 독립 의지가 오롯이 공사관 건물에 담겼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공사관 복원을 통해 당시 20대 젊은 외교관들이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까지 아버지 나라로 여겼던 중국과 대등하게 맞서겠다는 독립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런 의지와 힘이 훗날 독립협회 등을 만들어 일제 독립의 근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공사관 내부에 100년이 넘도록 켜켜이 쌓인 13겹의 페인트 층을 한 켜, 한 켜 벗겨 낼 때마다 건물에 새겨진 우리 역사의 흔적과 근대사의 에너지가 되살아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처음 복원을 시작할 때 자료가 없어서 힘들었지만, 사람을 추적하면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결국 역사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여러분이 역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헌 교수는 "잠시 식어 있던 우리 근대사의 동력이 주미대한제국 공사관 복원으로 되살아났다고 볼 수 있다"며 "대한제국의 젊은 외교관들처럼 여러분의 꿈틀대는 그 힘을 활용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백악관에서 1.5㎞ 거리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1889년 2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서양국가에 설치한 외교공관이다.
일제가 1910년 국권을 침탈한 뒤 헐값에 인수해 되판 것을 2012년 우리 정부가 매입하면서 102년 만에 되찾았다. 이후 보수·복원 공사를 거쳐 지난해 5월 23일 재개관했다.
young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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