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맨' 다익손의 절치부심…"SK서 못 던졌다 생각 안 해"
"SK와는 비즈니스적으로 안 맞았을 뿐…후회는 없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마음고생이 심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새 출발 하는 브록 다익손(25)이 지난 일주일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
다익손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처음 보여줬다.
다익손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SK 와이번스 소속이었다.
SK에서 다익손은 12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나름대로 준수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우승을 노리는 SK는 '더 확실한 선발 투수가 필요하다'며 3일 다익손을 내보내고 한국을 거쳐 대만에서 뛰던 헨리 소사를 영입했다.
다익손은 한국에 머물며 다른 구단이 자신을 불러주기를 기다렸다.
다익손에게 주어진 시간은 웨이버 공시 후 7일 내, 즉 9일 자정까지였다. 9일 늦은 밤에야 롯데가 KBO 사무국에 다익손의 계약 양도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극적으로 한국에 잔류하게 된 다익손은 "거의 끝나가는 시간에 결정이 됐는데,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굉장히 시간이 느렸던 일주일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희망을 갖고 계속 캐치볼을 하거나 음식을 먹으러 다니며 기다렸다. 기다림의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롯데행이 결정된 순간을 돌아보면서는 "처음 이야기를 듣고 흥분했었다.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는데 이어가게 돼서 다행이다"라며 안도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불펜 피칭을 한 그는 "약간 녹슨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괜찮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금씩 팀을 알아가겠다"라고 의욕을 보였다.
다익손은 재취업을 기다리는 시간에 마음을 다잡았다.
먼저 SK에서 보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내가 한 피칭에 전혀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익손은 "내가 피칭을 나쁘게 했다는 생각은 안 한다. 팀이 원하는 대로 던졌고, 결과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했다"며 "다만 야구 비즈니스적으로 안 맞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SK에 특별히 나쁜 감정은 없다"며 "감독, 코치, 선수들 모두 나에게 잘해줬다"고 SK의 추억을 좋은 기억으로 남겼다.
다익손은 SK 팬들이 자신에게 응원 메시지를 준 것이 "놀라웠다"며 "SK에서 짧은 시간 지냈는데 팬들이 기억해주고 응원해주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고마워했다.
롯데에서 새로운 등 번호 '50'번을 단 다익손은 "팀은 바뀌었지만, 나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투수는 어차피 마운드에 올라가서 이겨야 한다"며 롯데의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익손은 SK에서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SK 때와 다르게 루틴을 바꿔보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SK가 다익손에게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은 이닝 소화력이 약하다는 점이었다.
다익손이 7이닝 이상 던진 경기는 한 번뿐이다. 12경기에서 6이닝 이하를 던진 경기가 9번이었다.
다익손은 "날씨도 더워지는 만큼 투구 수를 늘려서 많은 이닝을 끌고 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SK에서는 선발 등판 뒤 다음 등판을 기다리면서 많은 운동을 하고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다. 지금부터는 운동량을 조절해서 에너지를 축적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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