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붕괴 참사' 부산대, 미술관 정밀점검 결과 공개 거부
대학 "수사 사항이라 안 돼"…전문가 "정보 막는데 급급…비공개 관행"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대가 지난달 외벽붕괴 참사를 빚은 미술관 건물의 지난해 정밀점검결과에 대한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시설물 안전등급상 양호하다는 B등급을 받은 미술관에서 사고가 발생, 학생 등 대학 구성원이 불안에 떨고 있지만, 부산대는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대는 2018년 미술관 정밀점검결과 보고서를 공개해달라는 연합뉴스 정보공개 신청에 대해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부산대가 밝힌 비공개 사유는 '수사에 관한 사항'이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은 '진행 중인 재판 정보, 범죄예방, 수사, 공소 제기·유지, 형 집행, 교정, 보안처분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 피고인이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미술관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6개월 전 정밀점검결과 공개가 직무수행을 곤란하게 하거나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는다고 주장하는 건 과도한 법적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고 전 실시한 정밀점검에서 별문제가 없는 B등급을 받은 미술관이 불과 6개월 만에 외벽 벽돌이 무너져내린 만큼 학생과 교직원 상당수가 정밀점검결과를 궁금해하고 있다.
강성국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는 "공공기관이 수사 사항이라는 이유로 관행적으로 비공개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부산대가 정밀점검결과를 공개해도 직무수행이 곤란해지거나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도 우선 정보공개를 막는데 급급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대는 사고 이후 총장 사과문에서 미술관, 제9공학관, 제2사범관을 정밀안전점검 해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사고 이전 실시한 미술관 정밀점검결과는 공개하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미술관 정밀점검결과 비공개 결정 통보에 연합뉴스는 정보공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의신청을 받은 부산대는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정보공개심의회를 구성해 7일 이내에 해당 정보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난달 21일 부산대 미술관 외벽 벽돌 수천장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바람에 아래에 근무하던 환경미화원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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